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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화와의 만남, <날아라 독립영화>시간입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우경> 그동안 독립영화를 보고 싶어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아서 아쉬웠는데요. 오늘 이렇게 기회가 되서 무척이나 기대되는데요. 오늘 소개해주실 영화는 어떤 영환가요?

맹수진>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2005도에 제작된 양익준 감독의 <바라만 본다>인데요, 좋아하는 여자를 두고도 고백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선우경> 짝사랑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겠네요?

맹수진> 네,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나갔는데요, 아마 시청자 분들 중에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분이 계시다면 더 친숙하게 다가올 영화일 것 같습니다.  

선우경> 네, 양익준 감독의 바라만 본다.. 지금부터 먼저 만나보시죠.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는 준호.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초조했던 준호의 표정을 금세 밝게 만든 건 오랜 친구 성희입니다.

하지만 준호에게 성희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네. 준호는 오랫동안 성희를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기껏 용기내서 하는 말이라고는 고작 이런 거죠.

우연을 가장한 약속 잡기!

은근슬쩍 상대방의 마음 떠보기!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도 웃고만 마는 준호는, 친구로 지내는 걸로도 만족하는 내성적인 인물이죠.

그러던 어느날 준호에게 예상치도 못한 라이벌이 생기게 됩니다. 바로 절친한 선배인데요,

너무나 편해 보이는 성희와 선배의 모습에서 준호는 왠지 불안해져 옵니다.

성희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선배의 등장으로 성희는 멀어져만 가죠.

상황은 점점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준호는 초조해집니다.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는 준호.

그 모습이 처량해 보이는데요.

며칠 뒤, 절친한 친구 형기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보이진 않지만 준호의 마음은 이미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준호의 어두운 표정에서 방금 한 말이 거짓이라는 걸 읽을 수 있습니다.

네. 하지만 사진 속 성희 옆에는 우울하게도 선배가 있습니다.

선배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

이곳에서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데요, 준호의 마음에 다시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네. 생소한 이 풍경에 준호는 도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러나 더 막막한 현실이 다가오고야 마는데요, 애써 무덤덤한 척,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엔 생채기가 생기고야 맙니다.

얼마 후 준호의 생일날.

절친한 친구 형기와의 약속인 줄로만 알고 왔던 준호는, 성희와 석호까지 만나게 됩니다.

준호를 놀래 주려고 연기를 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알리 없는 준호.

성희에게 함부로 대하는 석호를 보는 순간 오랫동안 숨겨왔던 준호의 감정이 터지고야 맙니다.

떨리는 몸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하고팠던 그 말을 오늘만큼은 폭발해버리고야 맙니다.

늘 그렇듯, 성희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준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네. 하지만 이제 준호는 애써 성희에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성희로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는데요.

이제 준호의 고백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 기대해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앓이를 해보았을 법한 사랑이야기를 쉽사리 폭발하지 않고 오랜 기다림으로 지켜보게 했던 ‘바라만 본다’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는 말처럼 오랜 기다림에 대한 대답 같은 영화였습니다.

선우경> 왜 영화 제목이 ‘바라만 본다’인지 알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사랑이 안타깝기도 하고,, 때로는 절절하기도 하고.. 공감이 가는데요.   

맹수진> 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겠죠.

선우경> 배우와 감독이 동일 인물이라구요?

맹수진> 네 그렇습니다. <바라만 본다>는 양익준 감독이 연출, 시나리오, 그리고 주연까지 일인 3역을 맡았는데요.

사실 양익준 감독은 배우로 먼저 활동을 하다가 <바라만 본다>로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거죠.

톱스타에게만 익숙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독립영화 감독 사이에서는 캐스팅 1순위인 배우죠.

선우경> 배우에 감독, 시나리오까지... 정말 대단한데요, 그럼 양익준 감독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선우경>네. 양익준 감독의 이야기 잘 들어봤는데요.. 감독의 모습이 영화속 준호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맹수진> 그렇죠. 감독이 아무래도 직접 출연하고 시나리오까지 쓰다 보니까 이 영화는 인위적인 화면연출같은 영화적 구성보다는 준호라는 캐릭터의 감정폭발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데 집중합니다.

어떤 영화들은 배우를 영화적 구성을 위한 오브제 정도로 밖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영화는 모든 것을 배우의 연기에 집중합니다. 카메라도 배우의 연기를 가장 자연스럽게 지켜보는 곳에 위치하고 있지요.

이렇게 준호의 심리를 차곡차곡 쌓아나아가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준호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 이 영화에서는 배우 출신인 양익준 감독이 주연과 연출을 겸하고 있잖아요.  

자신의 경험이 강하게 녹아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연출과 연기를 병행하는 게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선우경>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맹수진> 양익준 감독은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가운데 한사람입니다. 연기의 폭이 매우 넓어서 어떤 캐릭터가 이사람 실제모습과 가장 가까울까 궁금했는데요.

감독 본인의 말에 의하면 바로 이 영화의 준호가 감독 본인과 가장 닮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 한번 못하고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던 자기 경험을 이 영화를 통해 배설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도 받았는데요. 연출로서는 데뷔작이기 때문에 아직은 좀 미숙한 면도 보이는데요.

관객들이 어떤 부분을 그렇게 좋아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독립영화 감독이 이 영화를 보고 ‘자기는 절대 저런 시나리오 못쓴다’고 감탄을 하더라구요.

그때 이 영화에 남성들의 억눌린 욕망을 확실하게 대리만족시켜주는 요소가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의 호소력이 거기 있는 것 같아요.

선우경> 영화 <바라만 본다>는, 요즘처럼 인스턴트 사랑의 세태 속에서 순수한 사랑이 더욱 돋보이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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