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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 사대부가 400년 맛의 전통을 잇다 - 재령이씨 조귀분 13대 석계종부 [장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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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 사대부가 400년 맛의 전통을 잇다 - 재령이씨 조귀분 13대 석계종부 [장인을 찾아서]

등록일 : 2010.09.24

이번 순서는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들의 작품세계를 엿보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장인을 찾아서> 시간입니다.

훈훈한 정과 푸짐한 명절 음식을 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을 하곤 하는데요. 바로 이런 명절에 더욱 주목 받는 게 종갓집들의 명절의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 특색 있는 음식문화와 함께 가풍과 예를 중시하는 종가의 정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정서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책 <음식디미방>을 통해 400년 맛의 전통을 잇는 경북 재령 이씨 조귀분 석계 종부를 소개해드립니다. 직접 장인을 만나고 오신 서주희 문화캐스터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Q1> 오늘 소개해 주실 재령이씨 조귀분 13대 석계 종부. 어떤 분입니까?

A1> 네, 경상북도 영양 재령이씨 석계종부인 조귀분 선생님은 약 340여 년 전에 '음식디미방' 이라는 음식에 관한 책을 남긴 장계향 할머니의 13대 종부입니다. 올해 나이 예순 둘이 되셨는데요. 그러니까 '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 할머님이 이분의 시 할머님이 되시는 거죠..

사실 종갓집 음식은 며느리에게서 며느리에게로 시집살이를 통해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에 특별한 비법이 숨겨진 것이 일반적인데요. 가문의 비법이기 때문에 공개를 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영양의 재령 이씨 석계종파 집안의 '음식디미방'처럼 문헌으로 전해진 곳은 극소수인 셈이죠. 그런 의미에서 조귀분 석계종부가 조선시대 식문화를 계승해 나가는 재령이씨 가문의 맏며느리로 음식디미방의 음식 비법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색다른 시도라고 할 수 있겠죠.

네, 그럼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책 음식디미방과 400년을 지켜온 사대부가의 음식문화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데요. 재령이씨 조귀분 석계종부를 통해 만나봅니다.

먼저,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Q2> 을 보니까 경상북도 영양 두들마을이 재령이씨 가문 집성촌이라고 소개가 됐는데요. 이 곳은 어떤 곳인가요?

A2> 일단 경북 영양을 소개해 드리면요. 영양은 정부인 장씨를 주인공으로 한 우리 시대의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이자, 민족시인 오일도와 한국서정시의 큰 맥인 조지훈의 고향입니다. 재령이씨 가문은 퇴계 이황 선생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문풍을 지니고 앞서 말한 분들과 같은 많은 학자들과 독립 운동가들을 배출했는데요. 예로부터 들판과 산이 어우러져 많은 식재료가 나는 중산간 지역이기도 합니다. 음식디미방의 저자 정부인 장계향 선생은 학봉 김성일의 학맥을 이은 경당 장흥효의 딸로 석계 이시명과 혼인하여 친가인 안동 장씨와 재령이씨 두 집안을 경상도를 주도하는 시족 가문으로 성장시킨 분인데요. 재령이씨 가문에는 아직도 장계향 선생의 자녀 교육과 덕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Q3> 항 선생이 지으셨다는 요리책. '음식디미방'이란 한글이름이 참 고풍스러우면서도 예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어떤 뜻인가요?

A3> '음식디미방'은 330여 년 전 영양지방에 살았던 사대부가의 장씨 부인이 자손들을 위해 쓴 요리책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라는 큰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1600년대 조선조 중엽과 말엽,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서 실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과 저장 발효식품, 식품보관법등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음식지미방'이라 했고, 그 뜻은 ‘음식의 맛을 아는 법’ 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책 표지에 한문으로는 '규곤시의방'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규곤이라는 것이 안방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인네들이 보는 방법, 즉 부인네들이 보는 음식지침서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Q4> 후기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앞서 말씀하셨는데요. 그럼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음식의 종류는 얼마나 됩니까?

A4> 전체 146 가지 항목 중에 술 만드는 법이 51가지로 35 퍼센트에 달하는데요. 이는 당시 상류층 가정주부가 하는 일 중에서 술빚기의 비중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술이라는 것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차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접빈객의 대접이 종부의 중요한 덕목이었음을 말해 주는데요. 실제로 고서를 보니 마시는 술뿐만 아니라 수저로 떠먹는 술까지 여러 가지 술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사로잡더라구요. 책에는 국수, 만두, 떡 등의 면병류를 비롯해 어육류, 채소, 초류 등의 다양한 음식 비법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어떻게 복숭아나 가지, 생포를 간수했는지 음식보관법에 대한 자세한 생활 지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Q5> 역사적 자료를 보고 오셨잖아요. 그 안에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은 어떤 게 있던가요?

A5> '음식디미방'은 음식의 비법과 함께 조선 후기 식문화에 대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한데요. 앞서 말한 음식의 보관법외에도 제철이 아닌 나물을 쓰는 법이라든지, 비닐하우스 같은 형태의 온실재배라든지 다양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특이한 음식들도 있었는데요. 앵두와 설탕을 졸여서 만든 젤리와 같은 음식이 있었구요. 또 농사로 소가 귀하던 시절 상대적으로 개고기와 ?고기가 소고기 요리의 재료를 대신했던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삼과 전복 등에 귀한 재료에 대한 조리법이 있었는데요. 그 시절 양반들이 궁에서 먹어본 요리를 다시 집에서 재현해서 별미로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Q6> 을 듣고 보니 종가의 음식을 전수 하는데도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A6> 조귀분 석계 종부는 한 집안의 음식에는 그 집 며느리들의 정성이 들어 있기 때문에는 음식 만들기는 내가 즐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한다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종부이신데요. 또한 장계항 할머니께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늘 베푸는 넉넉한 마음으로 사셨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예법을 실천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주려는 할머니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Q7> 그동안 종가의 후손으로 사시면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다고 하시던가요?

A7> 지금까지 종부로 살면서 힘든 점은 훌륭한 조상님 덕분에 음식디미방 레시피에 대한 요리를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남들은 부러워할지 몰라도 조상인 장씨 할머니의 인품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정신적 중압감이 나름 힘든 점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음식디미방에는 국수, 어욱류, 채소류,주류 등 146가지 조리 비법이 상세히 적혀있지만 그림이 없기에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었는데요. 수십 번씩 음식을 만들어보아야 했고, 모르는 것은 시골 할머니들에게 물으면서 하나씩 깨치고, 익혔다고 합니다.

Q8> 종가의 대를 잇는 종부로서 앞으로 바라는 점.. 어떤 게 있을까요?

A8> 귀분 종부는 며느리의 종부 교육을 가장 신경 쓰고 계셨는데요. 책을 펴놓고 가르칠 수 없어 음식에 필수적인 도구를 한 가지씩 마련해주고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며느리가 앞으로 할머니가 가장 신경 쓰셨던 베푸는 삶을 실천하면서 종부의 삶을 지혜롭게 헤쳐 나갔으면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바람이고, 더 나아가 현재 영양군 석보면에 자리한 재령이씨 석계종가 일원에 건립된 정부인 안동 장씨 예절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예절 체험교육과 함께 음식디미방 요리의 보급이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 경상북도와 함께 한국 전통음식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추진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계시다고 하더라구요.

네, 음식디미방과 함께 400년 사대부가의 자존심과 맛을 이어가는 경북 재령이씨 조귀분 석계 종부를 만나봤는데요.

앞으로 전통 음식문화와 더불어 빛나는 종가의 정신까지 이어지길 기원해 봅니다.

서주희 문화캐스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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