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에는 중앙아시아에서 다시 이주한 고려인 4만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요.
강제이주 80년을 맞아 이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려인들의 발자취와 삶을 오옥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땅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두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농가.
부모 세대가 강제이주의 아픔을 겪었던 고려인 2세 가정입니다.
딸과 함께 생활하고 조야 씨는 부모님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저립니다.
인터뷰> 조야 이와노브라 (62세) / 고려인 2세
“스물 몇 시간 전에 다 나가라고 아무것도 못 가지고 갔다지. 우즈베키스탄으로 와서 석 달간 기차타고 가다가 힘들었다고 많이 사람들이 돌아가시고”
호롤지역을 비롯해 연해주에는 고려인이 4만 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다시 삶의 터전이었던 연해주로 돌아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채샤샤 (62세) / 고려인 2세
“고려인들 다 모아서 중앙아시아에 보냈죠. 아버지는 상트페데르부르크에서 공부하고 어머니는 모스크바에서 공부했는데 고려인들 다 가니까 공부 끝나고 바로 중앙아시아로 갔죠.”
80년 전 고려인 17만 명은 이 역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려 6천km 먼 길을 떠났습니다.
짐칸에 실려 한 달간의 이주 과정에서 만여 명 이상이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최초 강제 이주역인 라즈돌리노예역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슬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고려인 문화센터 역사관입니다.
연해주에 정착부터 독립운동 그리고 강제이주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에 고려인들의 긍지와 고단한 삶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고려인들의 연해주 이주 14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난 2010년 문을 연 문화센터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인형 명예교수 / 강원대 역사교육과
“들꽃이라는 그 말 한마디 속에 고려인들이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일제강점기부터 소련 체제 하에서 고난의 역경을 디뎠는가 하는것을 박물관을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고려인들은 오랜 유랑과 소수 민족에 대한 심한 차별을 겪어왔습니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야 이와노브라 (62세) / 고려인 2세
“한국이 크게 되고 사람들 잘사니까 우리도 좋지.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에 많이 와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가 담겨있는 연해주에는 우리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17만여㏊의 농경지도 확보해 새로운 희망의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오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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