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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어르신 학구열 꽃피운 '재능 기부'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농촌 어르신 학구열 꽃피운 '재능 기부'

등록일 : 2018.06.05

과거 어렵게 살던 시절,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교육시설이 많은 도시와는 달리 농촌은 교통문제 등으로 뒤늦게나마 교육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배움에 목말라하는 농촌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최신영 국민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세종시의 한 농촌 마을, 재능 기부자인 권수정 씨가 발길을 재촉해 마을회관으로 들어섭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무궁화 초등학교입니다”
숨돌릴 틈도 없이 권 씨가 한글 교육을 시작합니다.
“나물”
“나물”
“불고기”
“그렇지요. 불고기”
“여기도 쓰고 옆에도 밥”
한글을 배우는 7·80대 마을 어르신들, 과거 어렸을 적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기에 열심 또 열심입니다.
인터뷰> 송풍자 / 세종시 금남면
“초등학교 좀 다니다 말았죠. 옛날에 형편이 안 좋으니까요.”
인터뷰> 유숙자 / 세종시 금남면
“옛날에 난 학교를 안 다녔어요. 근데 선생님이 이렇게 가르쳐주시고 음료수도 사주고 어떤 때는 아이스크림도 사다 주고..”
권 씨가 한글을 가르치는 어르신은 10여 명, 한글 공부를 시작한 지 여섯 달이 지나면서 이젠 술술 문장을 읽어내려갑니다.
“읽어 보세요.”
“나는 학생입니다.”
권수정 씨는 한글을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문해교육사 양성 과정을 마쳤는데요. 한 달에 네 차례씩 이곳을 찾아 한 번에 2시간 동안 재능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수정 / 문해교육 재능기부자
“내가 옛날에 많이 배웠더라면, 아니면 글이라도 쓸 줄 안다 그러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이 늘 가슴에 와 닿았었는데..”
권 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미술 지도까지 합니다.
어르신들이 떨리는 손으로 교재에 보석 모양의 장식품을 붙입니다.
권 씨가 직접 마련해 온 색칠 공부 교재 어르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인터뷰> 이영자 / 세종시 금남면
“어머님 그리라고 하면서 그림책을 사다 줬어요. 이렇게 다 사다 줬어요 며느리가..”
인터뷰> 남영석 / 세종 용포1리 마을회관 사무국장
“전에는 누워서 남들 험담이나 하시고 (했는데) 이거를 와서 열심히 하시다 보니까 어떤 그런 것을 다 잊어버리고..”
어르신들이 뒤늦게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지만 학습 여건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분주 / 세종시 금남면
“책상이 없어서 상을 펴서 계속하잖아. 책상을 좀 보조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권수정 / 문해교육 재능기부자
“이런 교재 같은 게 없어서 공부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면 단위든 시 단위든 그런 지원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르신 학생들을 위해 선뜻 재능기부에 나선 권수정 씨 학습 환경이 좋지 않아 어르신들의 학구열이 식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데요. 기부 천사의 선행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도움을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최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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