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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전통 빗자루 장인···"무형문화재 지정 필요"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전통 빗자루 장인···"무형문화재 지정 필요"

등록일 : 2018.11.08

장현정 앵커>
아파트가 별로 없고 집마다 마당이 있던 시절에는 갈대를 엮어 만든 빗자루를 많이 썼는데요.
마당이 없어지고 진공청소기가 보급되면서 전통 빗자루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50년 넘게 전통 빗자루만 만드는 장인이 있는데 무형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박혜란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제천에 있는 한 빗자루 공방,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갈대 향기가 나는데요.
산과 들에서 채취한 갈대는 물론 수수와 부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전통 빗자루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인데요.
빗자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재료를 소금물에 삶아 그늘에서 말린 뒤 이물질과 꽃대를 털어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삐죽하게 나온 끝을 손으로 하나하나 잘라냅니다.
삶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질기게 만들고 빗자루의 끝을 가지런하게 맞춰야 완성됩니다.

현장음>
"빗자루는 항상 끝을 똑같이 해야 해. 그래야 잘 쓸리거든."

이렇게 만들어진 빗자루를 갈비, 즉 갈대 빗자루라고 부르는데요.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만큼 품이 많이 드는 게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인터뷰> 이동균 / 전통 빗자루 장인
"제가 막비 하나를 만들어도 이게 엄청 품이 많이 들고 힘이 많이 듭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만드는 과정보다 더 복잡해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빗자루가 쏟아져나오는 요즘, 정성껏 만든 전통 빗자루는 쉽게 망가지지 않아 한번 써본 사람들은 다시 또 찾습니다.

인터뷰> 박경희 / 충북 단양군
"누가 식당 오픈을 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제가 써보니까 정말 좋아서 그분한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제가 구입하러 왔습니다."

이동균 장인은 어릴 적 할아버지 어깨너머로 빗자루 만드는 방법을 배웠는데요.
요즘은 비단실로 문양을 만들어 넣고 매듭으로 장식을 하다 보니 예술작품 같은 빗자루도 있습니다.
1년 365일 오로지 빗자루 개발에만 매달린다는 이동균 장인.
쓸고 털고 하는 '쓸털이' 같이 쓰임새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름을 붙인 빗자루도 만들었는데요.
돈은 별로 안되지만 잊혀져가는 전통 빗자루를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갑니다.

인터뷰> 이동균 / 전통 빗자루 장인
"하루하루 빗자루 만들어 팔아서 겨우 생활이 될까 말까 하니까요. 잠자는 시간 외에는 아주 전체가 빗자루에만 관심이 있지 그래서 사람들이 저보고 빗자루에 미쳤다고 그래요. 빗자루에 아주 미친 사람이라고..."

(영상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최근 서울의 한 문화공간에서 전시될 정도로 명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이동균 장인, 주위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인터뷰> 김학선 / 충북 제천시 문화재팀 학예연구사
"오랫동안 전통 빗자루를 만들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무형문화재 기준에 약간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어 (문화재) 지정이 못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서..."

인터뷰> 임영주 / 전 문화재청 전문위원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분이 빨리 문화재로 지정돼서 그 기능이 세세로 이어지고 맥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전통 빗자루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장인은 손때묻은 옛것이 끊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 그 하나뿐입니다.

인터뷰> 이동균 / 전통 빗자루 장인
"앞으로 저는 시간이 있으면 책을 만들어서 빗자루 만드는 기법과 이런 것을 모두 책으로 만들어야 나중에 제가 이제 가면 또 연구할 때 재료가 되잖아요."

색실을 넣어 만든 이 빗자루, 참 예쁘죠?
50년 넘게 쏟아부은 한 장인의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전통 빗자루, 그 명맥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주위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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