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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쓰레기, 내가 치우마"···'환경지킴이' 열정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산 쓰레기, 내가 치우마"···'환경지킴이' 열정

등록일 : 2019.03.13

조은빛나>
'산이 있어 산에 간다'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기 위해, 산에 가시는 분이 있습니다.
외국 유명산까지 다니며 깨끗한 산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환경 지킴이'를, 조금숙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금숙 국민기자>
이른 아침, 주말이지만 부지런히 집을 나서는 박판수 씨, 배추망과 집게를 들고 산을 오릅니다.
상쾌한 자연의 소리에 기분이 좋은 것도 잠시, 누군가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를 집게로 주워 배추망에 담습니다.

현장음>
"와서 이렇게 담배 피우고 버리고 갑니다."

산불을 조심하자는 캠페인이 무색할 정도인데요.
얼마를 갔을까, 이번에는 나뒹구는 플라스틱 물병을 주워 담습니다.
버린 과자 비닐봉지도 있고 유리병도 있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쓰레기, 또 쓰레기입니다.
바위 주변도 예외는 아닌데요.
일회용 커피 봉지에 비닐까지 먹다 버린 쓰레기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현장음>
"음식을 이렇게 비닐에 버리고 비닐을 가져가야 되는데 안 가져가고 이렇게 버립니다."

땅속에 묻어놓고 간 쓰레기를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현장음>
"여기는 쓰레기를 묻어놓았습니다."

어느새 배추망에 쓰레기가 가득 찼는데요, 산속에 버린 의자나 스티로폼은 덩치가 커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습니다.
박 씨가 환경지킴이로 나선 것은 퇴직한 뒤 아내 권유를 받은 지난 2014년부터.

인터뷰> 박판수 / 산 쓰레기 수거 환경지킴이
"산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어떻겠냐 그래서 찾은 것이 클린 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박 씨가 그동안 설악산과 지리산 등 전국의 산을 돌아다닌 횟수만 360차례, 등산객들 사이에는 어느새 유명인사가 다 됐습니다.

현장음>
"수고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인터뷰> 김정수 / 부산시 남구
"저런 분이 계시다 보니 그나마 우리의 금수강산이 깨끗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터뷰> 박상호 / 부산시 동래구
"쓰레기를 많이 주워주니까 깨끗하고 환경도 좋아지고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박 씨의 열정은 산악회 회원들과 외국 유명산을 트레킹할 때도 어김없이 이어집니다.
박 씨가 한번 산에 올라 줍는 쓰레기는 5킬로그램에서 많게는 7킬로그램 정도, 때로는 들고 내려오다 미끄러져 타박상을 입거나 갈비뼈를 다친 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판수 / 산 쓰레기 수거 환경지킴이
"하산 시에 남는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자연환경을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줄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이도홍 국민기자)

매주 한두 차례 봉사활동을 마친 뒤에는 '산행일지'를 써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자연사랑을 앞장서 실천하는 박판수 씨, 응원의 박수를 모두가 보내야 할 텐데요.
등산객 스스로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성숙한 등산 문화가 아쉽기만 합니다.

국민리포트 조금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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