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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3·1 만세 운동···독일에서 타악기 심포니가 되다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3·1 만세 운동···독일에서 타악기 심포니가 되다

등록일 : 2019.08.02

박민희 앵커>
올해는 3.1 만세운동 백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독일의 한 음악가가 한국의 '기미독립 선언문'에 감동을 받아 그 내용을 '타악기 심포니로 작곡'해 발표했습니다.
유럽에서 삼일만세운동을 상기시키는 '심포니 무대'는, 교민들은 물론 유럽인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음악으로 조명한 3.1 운동,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김운경 국민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김운경 국민기자>
(빌헬름 페터센 홀 / 독일 다름슈타트 음악전문학교)
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손바닥으로 때리고 손톱으로 긁기도 하면서 연주합니다.
생소한 음악에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합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마이에링 씨가 창작하고 정은비 씨가 연주하는 타악기 솔로 심포니 '마르시아스'는 우리나라의 삼일절을 기념하기 위해 무대에 올린 겁니다.
4악장에 연주시간이 90분에 이르는 큰 작품입니다.

인터뷰> 정은비 / 타악기 연주자
"타악기 자체만으로도 큰 세계를 보여 줄 수 있고 특히 동양악기와 서양악기가 가장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서 (다양한) 연주가 가능한 악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캐롤라 오버뮬러 / 관객
"소감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타악기를 위한 교향곡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작곡가와 이 곡에 큰 찬사를 보냅니다."

마르시아스는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도전했다가 패하자 그 벌로 살가죽이 벗겨져 최초의 북이 되었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입니다.
작곡자는 마르시아스의 이야기가 한국인들이 일본의 압제에 항거해 만세운동을 벌이고 세계에 독립을 선언한 것과 닮았다며 이 곡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인터뷰> 코르드 마이에링 / 작곡가
"이 선언문이 저에게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평화의 상징이자 협력과 독립의 상징입니다. 왜냐하면 독립이 없으면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으면 평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저에게 있어 기미독립선언문의 의미입니다."

심포니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는 부분은 "3·1 만세 운동의 희생자를 추모하며"라는 부제를 단 3악장.
연주자는 마치 주문을 외우듯 우리의 전통 타악기 꽹과리와 징을 울리며 독립선언문을 원문 그대로 낭송합니다.
기미독립선언문에는 한국을 넘어 인류 전체가 추구하는 인간의 존엄성, 인류의 행복, 세계 평화 등 보편적인 가치가 담겨있습니다.

인터뷰> 코르드 마이에링 / 작곡가
"저는 먼저 독립선언문 내용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인지 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몇 주에 걸쳐 이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단어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했습니다."

마지막 4악장은 카타르시스를 표현합니다.
마르시아스는 북이 울리 때마다 고통을 느꼈지만 끝내 북 연주가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되었듯이 한국인들도 수 많은 희생을 딛고 독립을 쟁취했으며 3·1 정신이 수 세대를 거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가야 / 재일 동포 관객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가 각자 정신을 차려야 된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그걸 위해서도 오늘 같은 공연은 아주 귀한 일이고.."

인터뷰> 프랑크 헤켈 / 관객
"독립선언문이 백 년이 되었을지라도 여전히 백 년 전과 똑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그 긴장감과 폭발력은 현재에도 전혀 소실되지 않았습니다."

마르시아스는 서양인 작곡가와 한국인 연주자가 1년 동안 공동 작업 끝에 탄생했습니다.
연주에 동원된 악기는 동서양 타악기 40 여 종에 달합니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풍경소리 등 음향효과를 내는 도구들과 무대에 자리 잡은 작은 소녀상은 연주의 깊이와 의미를 더 해줬습니다.
백 년 전 한국인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기미독립선언문.
이제 그 정신은 시대와 공간을 넘어 음악으로 승화돼 유럽인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국민리포트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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