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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다시 빛을 본 '얼굴 없는 천사' 의 20년 선행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다시 빛을 본 '얼굴 없는 천사' 의 20년 선행

등록일 : 2020.01.10

김제영 앵커>
얼마 전 전주에서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 상자가 도난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다행히 범인이 붙잡힌 뒤 성금이 돌아와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이게 됐습니다.
사랑의 온정이 듬뿍 담긴 20년째 선행을, 홍정의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정의 국민기자>
전주의 한 주민센터, 도난당했던 성금 상자가 돌아오자 환한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몰래 두고 갔던 성금 상자, 안에는 돼지 저금통과 함께 지폐 다발이 들어있었는데요.
10원짜리 동전부터 5만 원권 지폐까지.
주민센터 직원들이 차근차근 꼼꼼히 확인해봅니다.
1년 내내 꼬박꼬박 모았을 정성 어린 성금, 액수가 틀릴세라 직원들이 서로 도와가며 세고 또 셉니다.

현장음>
“23개, 23개.”

성금이 워낙 많다 보니 정확한 액수를 확인하는데 걸린 시간만 30분 정도,

현장음>
“5만 원권 100매 12묶음, 500원 191개, 100원 656개…”

성금을 정리해보니 모두 6천만 원이 넘습니다.

현장음>
“총 6016만 3210원으로…”

인터뷰> 최규종 / 노송동 주민센터장
“(성금은) 소년 소녀 가장이랄지 그다음에 독거노인 그다음에 저소득층 소외계층에 대하여 쓰일 계획입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함께 보내온 쪽지도 보이는데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입니다.
지난해 12월 말 한 중년 남성이 주민센터 주변의 조형물 밑에 몰래 갖다 놓은 성금 상자, 당시 그곳으로 달려갔던 주민센터 직원은 황당했던 그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인터뷰> 박다희 / 노송동 주민센터 주무관
“구석구석 찾아봤는데 없어서 당황을 했죠. 사실 찾아보면서도 설마 그 짧은 시간에 누가 가져가진 않았겠지 생각을 하면서 찾았는데…”

마냥 안타까워했던 전주 시민들, 도난당한 성금이 다시 주민센터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기뻐합니다.

인터뷰> 곽병오 / 전주시 완산구
“(성금 상자가) 돌아와서 참 다행이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지난 2000년부터 남몰래 기부한 돈이 모두 6억 5천만 원이 넘습니다.
아름다운 선행은 이곳 마을 분위기도 확 바꿔놨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두 달 동안 '전주 천사의 저금통'을 공공기관이나 음식점 등에 비치해 200만 원 가까이 모으기도 했는데요.
이 저금통은 주민센터에 만든 천사 기념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마을에는 얼굴 없는 천사의 고마움을 표시하는 기념비와 천사 공원이 조성돼있는데요.
해마다 마을에서 '천사 축제'도 열려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호 / 노송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어려워서 함께 돕고 사는 계기를 마련하는, 저희들은 그런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천사님 고맙습니다.“

다행히도 다시 돌아온 얼굴 없는 천사의 따뜻한 성금, 20년째 이어진 선행이 차가운 한겨울 속에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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