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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철도 관사촌 재개발···사라질 풍경을 담다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철도 관사촌 재개발···사라질 풍경을 담다

등록일 : 2020.07.15

강민경 앵커>
일제강점기 당시 전국 곳곳의 철도역 주변에는 철도 관련 직원들이 사는 관사촌이 조성 됐는데요.
전국에서 가장 큰 대전 철도 관사촌이 논란 끝에 재개발될 예정입니다.
우리 근대역사 속의 풍경화가 또 하나 사라지게 된건데요.
현장에 박혜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옛 철도청 보급 창고 / 대전역 동광장)
대전역에서 뒤편 광장으로 나가자 눈길을 끄는 한 목조건물, 옛 철도청이 철도 물자를 보관하기 위해 지난 1956년에 지은 창고인데요.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희소성이 있는 근대 목조건축물로 인정돼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조금 들어가면 나타나는 철도 관사촌, 낡은 간판의 구멍가게가 보입니다.
40년 넘게 자리를 지킨 가게 주인은 왠지 섭섭하다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윤광원 / 가게 운영
"철도 직원들이 많이 살고 아이들도 많고 그래서 장사하기가 참 좋았어요. 다른 지역보다 돈도 많이 돌고…개발된다고 하니까 조금 섭섭하지요."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아쉬워하는 건데요.
어린이들이 놀이터 삼아 뛰놀았던 정겨운 골목골목,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이곳 토박이로 동네를 소개하며 살아가는 한 젊은 여행가 역시 착잡한 마음입니다.

인터뷰> 박진석 / 철도 관사촌 여행 프로그램 운영
"이 공간이 사라지면 저의 옛 추억이 사라지는 거라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저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자주 출장을 와서 이곳 숙소에 머무는 다른 지역 철도공사 직원들도 사라지게 될 풍경화를 못내 아쉬워합니다.

현장음>
"이런 돌계단, 담벼락... 아깝다."

인터뷰> 김용구 / 철도공사 대구본부 직원
"곧 이게 다 없어질 거라고 해서, 이 동네가 생각보다 느낌이 있습니다. 사진 찍고 구경도 할 겸 왔습니다. 시간 내서..."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나무 전봇대, 이곳엔 아직 여기저기 남아 그 옛날의 정겨움을 연출합니다.
60년이 넘은 이발소도 있는데요.
한때 직원 다섯 명을 둘 정도로 번창했지만 지금은 나 홀로 이발사가 이어가고 있는데요.
수십 년을 사용한 가위는 날이 닳을 대로 닳아 오랜 세월의 흔적을 말해줍니다.

인터뷰> 이종완 / 이발소 운영
"머리 감거나 면도하는 사람도 있고 기술자는 3명이나 5명이 일했는데 그때는 여기 인구가 많고 철도청 사람들이 머리를 한 달에 두 번씩은 깎아서..."

철도 직원들이 사는 5층짜리 오래된 아파트, 이곳엔 철도 직원들의 정복을 깨끗하게 해주며 60년째 꿋꿋이 자리를 지킨 세탁소도 있습니다.

인터뷰> 강덕두 / 세탁소 운영
"나이 드신 분들밖에 안 사니까요. 젊은 사람들은 여기 안 살아요. 직원들 아파트인데 여기 살림하는 사람들 별로 없어요."

대전에 경부선과 호남선이 지나가면서 많은 철도기술자들이 살았던 소제동 철도 관사촌,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 100여 채 가운데 지금은 20여 채만 남아 있는데요.
삼각형 지붕에 대문과 담장이 따로 있는 한 지붕 아래 두 가구도 있고, 관사 등급을 매겨 목조 지붕 한편 나무 현판에 호수를 써놓은 관사도 보입니다.

전화인터뷰> 이상희 / 목원대학교 근대건축전공 교수
"8, 70년 동안 우리 앞선 세대들이 살아왔던 하나의 생활사적인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영상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이곳 소제동 철도 관사촌에는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2년 뒤에는 지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과거 우리나라 철도 요충지 대전을 상징했던 소제동 철도 관사촌, 재개발로 인해 그 흔적이 사라지게 되지만 우리 근현대 역사 속에 존재했던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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