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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인터넷 혐오표현'범람…청소년 악영향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인터넷 혐오표현'범람…청소년 악영향

등록일 : 2018.03.20

급식충, 틀딱충, 한남충.. 온라인에서 특정계층을 깎아내리는 이같은 혐오표현이 마구 사용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프라인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특정계층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잘못된 언어문화, 이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박세용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 많이 등장하는 혐오표현, 바로 사람들을 벌레로 묘사한 표현입니다.
급식을 먹는 청소년들을 가리키는 급식충부터 길거리 흡연자들을 가리키는 흡연충,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부모를 지칭하는 맘충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특정 집단을 가리켜 한자어인 벌레 '충(蟲)'자를 붙여 상대방을 혐오하고 비하하는 표현들입니다.
문제는 청소년들도 이런 혐오 표현을 거리낌 없이 쓴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친구들도 다 쓰니까 저도 그냥 쓰는 것 같아요.”
특히 학교에서도 혐오 표현을 쓰는 청소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 야 나 아이템 떴어!”
“아 저리 가~”
“아 왜 이렇게 진지해? 진지충이야?”
때에 맞지 않게 진지하게 말하는 사람은 진지충으로 부르고, 말할 필요가 없는 내용까지도 진지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설명충이라는 식으로 청소년들이 아무렇게나 '충'자를 붙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남성과 여성은 물론 장애인, 이주민, 성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자료를 보면 90% 이상이 온라인에서 혐오적인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혐오 표현을 접한 이후 특히 장애인은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친구들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진 혐오 표현에 상처를 입었다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죠. 어떤 것에 대한 벌레로 취급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 말을 안 쓰는 친구들도 없고 다들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아요.”
인터뷰> 고등학생
“그렇게 좋은 언어문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재미를 위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요. 지금 이런 말을 하는 저도 어떤 친구들에게는 '진지충'이겠죠?”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혐오 표현을 사용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은 그저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 학부모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들을 많이 쓰는 것 같아 학부모로서 솔직히 걱정돼요. 청소년들이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혐오 표현을 계속해서 사용하면 잘못된 언어 습관은 물론 특정계층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윤인진 교수 / 고려대 사회학과
“이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든지 이들의 불이익 같은 것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리고 피해자들은 심리적으로 무력감과 그리고 소외감을 느끼게 돼서 사회적으로 고립을 하게 되죠”
전문가들은 도가 넘는 수준의 공격적인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규제와 함께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람들을 벌레로 비유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인터넷 혐오표현.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바람직한 언어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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