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국민리포트 월~목요일 08시 40분

임산부 자리 배려 '핑크라이트' 표류

방송일 : 2018.04.03 재생시간 : 03:48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임산부들을 배려하면 보기 좋을텐데요.
부산의 한 지하철에는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하는 음성안내 장치 '핑크라이트'가 설치됐지만 승객들이 잘모르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치된 '핑크라이트' 이대로 표류하는게 아닐까, 우려되는데요.
신예희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평소 지하철을 자주 타는 임산부 오 씨 열쇠고리 형태로 된 발신기인 비콘을 갖고 전동차에 오릅니다.
비콘 전원을 켜자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에 불이 들어오고 음성안내가 시작됩니다.
불빛이 깜빡이면서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안내하는 '핑크라이트'.
하지만 승객 누구 하나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임산부
“(핑크라이트) 있어도 양보를 해주시는 분은 별로 없고 (승객들) 앉아있는데 괜히 비키라는 거 같아서 부담스럽고 불편한 거 같아요.”
문제는 승객들이 '핑크라이트' 자체를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정은 / 부산시 기장군
“저도 핑크라이트에 대해서 몰랐는데 TV 광고나 공익광고를 통해서 시민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광고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홍보가 미흡한 것이 가장 큰 문제.
취재진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핑크라이트'를 알게 됐다는 승객도 많습니다.
인터뷰> 전훈규 / 부산시 수영구
“오늘 처음 알았어요. 노약자석에 임산부가 앉아도 되잖아요 이거는 임산부 배려석? 이게 3호선에만 있는 건가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전동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큰 소음 때문에 '핑크라이트' 음성 안내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지하철 승객
“전동차 소음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서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차 안에 사람이 많고 혼잡할 때는 더더욱 안 들리는 것 같습니다”
부산시가 지난해 12월 지하철 3호선에 설치한 '핑크라이트' 4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였지만 석 달이 지난 요즘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지하철역에 '핑크라이트' 안내문이 붙어있고 전광판에 안내 영상도 나오지만 승객들은 그대로 지나쳐버리기 일쑤입니다.
부산시는 시행 초기인 만큼 홍보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류승자 팀장 / 부산시 출산보육과
“추가로 홍보책자를 만들고 SNS 홍보도 더 적극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시민들과 임산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른 호선이나 버스에도 확대할 것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시민단체는 핑크라이트에 의존하기에 앞서 임산부를 배려하는 인식을 갖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책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안진경 대표 / 부산 참보육을위한부모연대
“(핑크라이트 설치로) 임산부가 배려받는다고 느끼고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임산부 배려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저출산 극복과 임산부 배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작된 핑크라이트 사업, 자칫 그대로 표류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신예희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1,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