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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운전자도 보행자도 불안해하는 '교통섬'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운전자도 보행자도 불안해하는 '교통섬'

등록일 : 2020.07.08

강민경 앵커>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회전교차로 중앙에 '교통섬'이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들이 '교통섬'을 지날 때마다 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하는데요, 이유건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유건 국민기자>
전국 곳곳에 설치돼 있는 회전교차로, 중앙에는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교통섬이 마련돼 있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도로 환경미화를 위해 나무를 심은 교통섬도 있는데요.
문제는 운전자 시야를 방해한다는 점입니다.
이곳은 평택시의 한 회전 교차로, 교통섬에 크기가 2, 3m가 넘는 큰 나무들이 심겨 있습니다.
회전 교차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나무 때문에 서로 잘 보이지 않는 상황,
종종 사고가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준식 / 경기도 평택시
“심겨 있는 나무가 크고 많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 돼서 반대쪽에서 오는 차량 때문에 실제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취재진이 나무가 시야를 방해한다는 회전교차로를 직접 운전해 지나가 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교차로를 돌아오는 상대방 차량이 잘 보이지 않는 실정,
마음 놓고 가다간 언제 어느 때 충돌할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현재 교통섬 설계 기준을 보면 가급적 잔디 위주로 심되, 나무를 심는 경우 운전자 시야를 고려하도록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데요.
이곳은 또 다른 교통섬, 나무가 크진 않지만 많이 우거져 있어 역시 운전자 시야를 방해합니다.

인터뷰> 박로영 / 경기도 평택시
“(나무들이) 촘촘해서 도로로 진입할 때 시야를 많이 가리더라고요.그래서 사고가 날까 봐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또 하나 문제는 교통섬이 보행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신호등이 없다 보니 오히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교통섬 정지선에서 차들이 '우선멈춤' 하도록 했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선미 / 경기도 평택시
“큰 사거리인데 신호등 하나 없고 차량이 적지 않게 다니고 있기 때문에 보행이나 차에 대해서 위협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고…”

교통섬 정지선에서 '우선멈춤'을 하는 차량이 과연 얼마나 될까?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봤는데요.
오가는 차량 10대 가운데 '우선멈춤'을 하는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전예슬 / 경기도 평택시
“친구들과 이쪽에 많이 오는데 차들이 너무 빨리 달려서 횡단보도 건너려다가 사고가 날뻔한 적도 있고 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교통섬이 보행자들의 안전을 방해한다고 보고 최대한 설치를 자제하는 분위기인데요.
우리나라 교통섬이 주요 선진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자는 40%로 OECD 회원국 20%의 두 배, 운전자들이 횡단보도에서 양보 운전을 하지 않는 게 주요 원인인데요.

(영상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거나 교통약자에 도움이 안 되는 교통섬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래희 / 한국교통안전시민협회 이사장
“교통섬에 가로수로 인하여 운전자들의 시야가 방해될 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이 우선멈춤을 하지 않아 보행자의 큰 위험이 느껴집니다. 이를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일부 교통섬, 체계적인 정비와 함께 운전자들의 세심한 안전의식도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이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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