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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우리 어머니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우리 어머니

등록일 : 2020.10.22

이주영 앵커>
코로나 사태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해 그리움에 노래를 만드신 분이 계십니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를 해오신 어머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생각 하시는데요.
막내딸의 애틋한 심정을 담은 영상 편지 전해드립니다.

최신영 국민기자>

출연: 윤정숙 / 세종시 도담동

사랑하는 어머니!
요양병원에 모신지 어느새 3년째 되네요.
지난 추석 때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고작 10분 면회로 어머니를 잠깐 뵙던 그때.
그리움을 달랠 새도 없이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제 가슴이 메어져 편지 한 장 올립니다.

어머니!
어느새 연세가 아흔넷이 되신 엄마와 함께 했던 지난 세월이 자꾸 떠올라 눈물이 나네요.
어린아이처럼 깔깔거리며 함께 웃고 지내던 시간들.?
차 안에서 함께 밀양 아리랑을 신나게 부르던 순간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43살 늦은 나이에 늦둥이인 저를 낳으시고 언제나 걱정하며 노심초사하시던 어머니.
남의 눈에 꽃이 되라며 간절하게 기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맘때쯤 제가 어릴 적 아궁이에 군밤 구워놓으시고 눈 비비고 일어난 제게 껍질 까서 입에 넣어주시던 어머니를 기억해요...
여고시절 허둥지둥 학교에 갈 때죠.
"정숙아~ 이노무 가시나야 도시락 가져가라"
소리치며 숨 가쁘게 달려오신 어머니께 한마디 대답도 안 하던 철없던 이 막내딸.
그래도 언제나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주셨지요.

사랑하는 어머니!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주신 막내딸이 어느새 오십 초반이 되었어요.
요양병원에 계시면서 집에 오시고 싶어도 끝까지 참으신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이도 저도 못하는 이 못난 딸은 그저 눈물만 삼킨답니다.
제가 스물여덟 살이었죠.
홀로되어 방황하는 딸을 안쓰러워하시며 힘주어 하시던 어머니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 악물고 살아 보란 듯이 살아야 네 원 풀린다"
그 말씀... 그래요.
지금도 가슴에 간직하고 있어요.
저 홀로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손수 농사지으신 제철 재료를 그때그때 보내주시기도 하셨죠.
어머니 덕분에 성공도 했지만 용돈 얼마드리고 자식 노릇 다했다고 생각했던 그때를 돌아보면 너무도 죄송합니다.
제가 소리꾼이 되겠다 할 때도 하고 싶은 거 원 없이 한없이 하라고 용기와 힘을 주신 거 기억하세요?
어설프게 배운 소리를 뽐내면 흥을 돋워주시며 노랫가락을 주고받고 하시기도 했죠.
어머니가 보살펴주셔서 제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이수자라는 자랑스러운 국악인이 되었죠.
요양병원에서 올해 작은 공연을 하면서 어머니를 맨 앞줄 관객으로 모실 때는 제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인 어머니를 생각하며 제가 만든 노래입니다.
제겐 엄마는 늘 꽃이에요.
그래서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부르고, 또 부르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대신 저의 노래 들으시면서 부디 건강하게 지내세요.

어머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막내딸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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