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세계와 철학을 연계시켜 해설해주는 기획이 <인문학열전>에 걸맞은 수준이었고, 출연한 ‘김용규/소설가-철학자’는 진행자 소개처럼 ‘인문학의 연금술사’답게 메시지를 쉽고 차분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보다 구체적인 맥락을 갖고 시+철학의 세계를 펼쳐보였다면 아름다운 구슬을 꿰어놓은 목걸이처럼 더 가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질문들이 두서없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너무 광범위하고 애매모호한 부제 ‘인생의 나침반을 찾기 위한 시 읽기’에서 알 수 있듯이 논의되는 이야기들에 일관된 맥이 약했어요.
요즘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시를 소개하며 그 철학을 소개한다거나, 혹은 ‘사랑’을 많이 이야기하였으니 부제를 아예 ‘사랑을 찾기 위한 시 읽기’로 하고 사랑을 노래한 시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랑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구성한다거나 하면 논의의 범주가 보다 명확해져 성격이 선명해지는 가운데 감동이 더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시(詩)’가 가끔 ‘時’로 오타 처리되는 자막이 대단히 거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