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으로 농가의 경영규모와 소득수준에 맞춰 차별화된 ‘맞춤형 농업 정책’을 추진키로 하고, 각 농가의 경영규모와 소득을 파악하기 위한 ‘농가등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
이와 함께 ‘썬키스트’같은 세계적인 농업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우수 브랜드를 엄선해 집중 지원하는 한편, 농지은행이 농지를 정상가로 사들여 부채를 갚도록 한 후 다시 임대하는 획기적 농가부채 해결 방안을 시범 도입한다.
농림부는 13일 시장개방 확대와 농업 내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이같은 내용의 ‘200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 농정이 경영규모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이뤄졌다면 맞춤형 농정에서는 △영세농에 기초생활보장 △중소농에 복지, 소득정책 강화 △준전업농에 교육, 규모화 지원 △전업농에 컨설팅, 마케팅 지원 등 규모별로 다양한 지원책을 구사하게 된다.
농림부는 맞춤형 농정의 전제가 될 개별 농가 경영상태 파악과 농가 유형 분류를 위해 ‘농가등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세 자료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농림부는 농가등록제의 법적 근거를 규정하면서 다른 목적으로의 사용금지 장치를 두는 등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현행 품목 단위 직불제를 농가 단위 직불제로 전환하고, 재해ㆍ부채ㆍ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각종 위험 관리 프로그램을 보강키로 했다.
또 고령 중소농에 대해서는 차상위 계층 지원의 일환으로 농촌형 특별 소득보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한ㆍ미 FTA 협상과 관련, “축산과 과실류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민감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쌀은 반드시 (시장개발 품목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 농축산물 파워 브랜드 육성
농림부는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농산물 브랜드를 길러내는 것이 개방화 시대 농업 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쌀의 경우 6월까지 ‘고품질쌀 브랜드 육성 계획’을 수립해 2010년까지 주산지 시군별 1개씩 대표 브랜드 100여 개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우수 브랜드 경영 주체에는 50만~200만 원의 포상금과 함께 시설 보완 및 운영 자금 지원을 우대한다.
이 밖에도 축산 분야와 과수ㆍ채소 분야도 체계적인 육성 계획을 마련해 브랜드 컨설팅, 홍보비 등 운영 자금과 시설 자금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농지 매입 통한 부채 해결
부채 상환 능력을 잃은 농가의 경영회생 지원을 위해 농지은행(한국농촌공사)이 농지를 매입하고 그 대금으로 부채를 갚도록 하는 ‘경영회생지원 시범 사업’이 실시된다.
농가 자산에 대한 법원 경매 시에는 정상가의 절반 수준으로 매각돼 농가 회생이 어려웠지만, 농지은행은 정상가로 사 들이며 부채 상환 후 다시 시설과 농지를 임대해 영농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다.
농림부는 올해 422억 원의 예산을 들여 277ha 규모를 사 들인다는 방침 아래 4~5월 신청을 받아 7월께 대상자 선정 및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