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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포엠 한국 100경 월요일 17시 30분

마음도 휘감아 도는 낙동강 - 안동에서 상주까지

회차 : 85회 방송일 : 2011.11.11 재생시간 : 28:00

-1300리 낙동강 물길.

그 긴 길이만큼 강을 따라 아름다운 경치와 오랜 역사, 문화가 피어난다.

삶을 품고 흐르는 강물에 가을향이 묻어난다.

달달하게 익어가는 감들은 단풍과 함께 고운 빛을 자랑하고.

흐르는 물은 마음을 휘감아돈다.

강원도 태백 황지연못에서 시작하여 부산 앞바다까지.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품에 안고 흐르는 낙동강.

남한에서 가장 긴 낙동강 물줄기가 안동을 지난다.

S자 모양으로 강물이 마을을 휘돌아도는 이곳은 물이 돈다고 하여 하회마을이라 부른다.

오랜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마을에는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의 종택 충효당이 있다.

돌을 쓰지 않고 흙을 다져 세운 토담길.

은행잎의 빛깔은 가을이 가기 전 절정을 이룬다.

하회마을에서 약 4km 거리에 있는 병산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론 때에도 살아남은 곳이다.

기둥부터 들보까지 모든 목재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건축물 자체가 가르침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류성룡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이곳에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병산서원은 주위 경치를 끌어안으며 건물들을 탁월하게 배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생들의 대강당으로 쓰였던 만대루.

병산과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서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하다.

강물은 오랜 세월 그 모습에 변함이 없다.

낙동강은 안동을 지나 문경, 예천을 휘감고 흘러간다.

좀더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허리를 펴지 못하고 용의 몸짓으로 크게 휘감아도는 곳을 만나게 된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큰 산에 가로막혀 생긴 물돌이마을 회룡포.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들판과 강이 쌓아놓은 모래언덕.

낙동강은 그렇게 사람들 사는 곳을 유유히 지난다.


-회룡포에서 4km 정도 떨어진 아담한 마을.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저수지는 연꽃들의 보금자리다.

한여름이면 화사한 연꽃들이 넓은 연못을 뒤덮어 장관을 이루었을 공원에는 새들이 자리를 대신한다.

물닭과 달리 물갈퀴가 없는 쇠물닭은 물풀 위를 걸어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비옥한 땅을 잠시도 놀리지 않는다.

서리가 내리기 전 부지런히 수확하는 것은 토란이다.


-조금의 수고로움만 더하면 먹을 것이 나오는 고마운 땅.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들의 축복이다.

마을을 둘러보다 세월 속에 잊혀졌던 풍경이 들어왔다.

곱게 주름진 얼굴.

낯선 사람들이 방문하자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는 모습이 마치 수줍은 소녀 같다.


-아흔이 넘는 연세에도 잠시도 일을 쉬지 않는다.


-알곡털이가 끝나고 남은 대는 소들에게 여물로 준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강물처럼 그 자리를 지키며 살고 있다.

마을을 지나 다시 이어지는 물길.

예로부터 한양 가는 길목으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던 이곳에는 예천을 지나는 내성천과 낙동강, 금천이 합류하는 삼강나루가 있었다.

낙동강을 오르내리는 소금배와 장사꾼, 길손들.

장날이면 나룻배가 30여 차례나 오갈 만큼 분주했던 곳.

강의 길목에는 나루가 있고 나루에는 어김없이 주막이 있었다.

뱃길이 끊긴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강주막에는 주모도 상인도 떠나고 없다.

다만 수령 약 250년의 회화나무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매미의 허물은 지나간 여름을 기억할까.

민초들의 애환어린 역사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강물은 어느덧 상주에 이른다.

낙동강 1300여 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이곳은 하늘이 스스로 만든 것처럼 경치가 빼어나다 해서 경천대라 불린다.

절벽 위 바위에서 자라는 소나무도 한폭의 산수화처럼 멋지지만 발 밑으로 흐르는 강 풍경을 보는 것이 제격이다.

이곳 경천대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과 100여 차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정기룡 장군이 용마와 함께 수련했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좀더 멋진 경치를 보고 싶다면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낙동강.

들녘을 휘돌아 부드럽게 내려오던 낙동강은 경천대를 만나면서 물길을 돌려 휘어나가니 탄성이 절로 난다.

낙동강의 명칭은 이곳 상주에서 비롯됐다.

상주의 옛이름은 낙양으로 낙양의 동쪽에 흐르는 강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 낙동강이다.

그러니 상주를 빼놓고 낙동강을 말할 수 없다.

강물도 이곳에서 그 흐름을 잠시 쉬어간다.

해발 725m의 노악산.

산중턱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있다.

주먹코에다 약간 일그러진 입술 아래로 살짝 삐져나온 송곳니.

소박하고 천진한 그 모습이 동자승을 닮았다.

닳아 없어진 귀는 오랜 세월을 말해 준다.

석장승을 뒤로하고 1km 정도 올라가면 신라시대 진감국사가 창건한 남장사가 나온다.

조선중기 건물의 장중함을 느끼게 하는 극락보전.

이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불상이 있다.

극락보전에서 계단을 지나면 남장사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불당 보광전이 나온다.

이곳에도 또 다른 보물이 자리하고 있다.

앉은키가 매우 길게 느껴지는 불상은 부처의 온화하고 담담한 표정과 가사의 부드러운 옷자락이 특징이다.

노란 잎 사이로 얼굴 내민 황금색 열매.

깊어가는 가을 한쪽에서는 은행털이가 한창이다.

열매는 우박처럼 나뭇잎은 비처럼 떨어진다.

은행을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모든 것을 내어준 은행나무.

이제 조금 더 지나면 잎마저 털어내고 겨울잠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어떤 꽃이 이보다 더 고울까.

은행이 물들자 단풍도 질세라 자태를 뽐낸다.

돌탑길에 가을정취가 물씬 풍긴다.

빈 들녘의 쓸쓸함.가을은 그렇게 멀어져가고 있다.

낙동강 물줄기는 상주의 이곳저곳을 지나며 흔적을 남긴다.

상주의 산수가 아름답고 오곡이 풍성하고 민심이 온유한 것은 모두 낙동강 덕분인지 모른다.

가을빛을 따라가다 만난 구마이 곶감마을.

그 이름처럼 마을 곳곳 감나무가 지천이다.

집집마다 매달린 주홍물결.

온동네가 곶감을 만들 감따기로 들썩인다.

그런데 다른 곳처럼

감을 하나씩 따는 게 아니다.


-곶감을 만드는 감은 따로 있을까.


-그냥 먹으면 단감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만 곶감재료로 최고인 둥시감.

상주는 전국 곶감 생산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은 감을 깎는 데도 기계의 힘을 빌리지만 잘 깎으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둥근 감의 껍질을 깎아내니 단물을 머금은 주홍빛 속살이 드러난다.

이렇게 깎은 감은 보통 45일 정도 말리는데 오래 가는 것은 두 달 정도 말리는 것도 있다.


-움직임은 적지만 보기보다 힘든 것이 곶감 만드는 일이다.


-우는 아이의 울음도 뚝 그치게 하고 서슬퍼런 호랑이도 울고 간다는 곶감.

달콤하고 쫄깃한 맛은 그렇게 시간과 정성을 더해 완성된다.

마을 전체를 감싸는 달달한 향기.

상주의 가을은 그렇게 곶감과 함께 익어간다.

다시 낙동강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만나게 되는 곳.

1606년 조선 선조 때 창건한 도남서원이다.

숙종 때 임금으로부터 편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

영남학파의 근간을 이루는 선비의 고장 상주.

사당 두 정사에는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을 비롯한 아홉 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데.

해마다 음력 2월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정허루에 서면 낙동강과 비봉산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은 물을 품고 물은 산의 품에서 조금씩 커간다.

태백에서 시작된 작은 물줄기는 거대한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낙동강 그 힘찬 물줄기가 마음을 휘감아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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