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문화예술계의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소개하는 ‘문화의 창’입니다.
요즘 한국영화의 흥행 돌풍이 거세죠.
놈놈놈이 개봉 2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방학을 맞아 탁 트인 스크린에 시원하고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 시설도 흥행의 분명 한 요소 일 텐데요.
29일은 조금은 특별한 영화관을 소개할까 합니다.
최고다 / 문화팀
mc> 여름방학을 맞아 극장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셨는데 어떤 극장을 소개해 주실건가요?
최고다> 네, 제가 소개시켜드릴 극장은 지금의 극장가의 대세가 되어버린 멀티플렉스 극장과는 전혀 다른 극장입니다.
바로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동시상영관과 단관극장입니다.
한번 들어가면 하루 종일 여러 편의 영화를 맘껏 볼 수 있는 동시상영관, 그리고 추억의 옛날 영화가 요즘 영화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단관극장으로 떠나보시겠습니다.
종로구 예지동에 위치한 바다극장.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동시상영관이라서 인지 저렇게 나뭇잎에 뒤에 몸을 숨기며 수줍게 관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관람료는 일반영화관의 60% 수준입니다.
하지만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으니까 더 저렴한 셈입니다.
이젠 버스표까지도 디지털 인 세상.
아직도 바다극장엔 아날로그 방식의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동네 극장에서 봤던 저 푸른빛의 극장표.
마치 오랜 친구를 본 것 같은 반가움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극장 내부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다른 또 다른 낭만이 있습니다.
세월의 무게에 이제 삐걱거리는 구식 의자.
하지만 그 속엔 안락한 의자가 만들어 낼 수 없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7.1 채널에 비유하면 왠지 빈약해 보이는 음향시설.
하지만 저 작은 스피커들의 음향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9일도 어김없이 손님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영사실의 감독님.
낡은 영사기를 매만지는 손길에서 낡은 극장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 됩니다.
손님은 딸랑 둘.
둘 만의 영화가 저렇게 시작됐습니다.
저도 잠시 영화에 빠져봤는데요.
화질이나 음향 모두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극장 한 켠에 걸려 있는 영화 조스 시리즈의 여주인공 베쓰 암스트롱의 빛바랜 젊은 시절처럼, 조금은 색이 바랐고 구식이 되어버린 바다극장.
하지만 없어지면 그 무엇 보다 아쉬울 것 같은 보석 같은 극장이었습니다.
MC> 네, 잘봤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동시상영관 극장에 가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참 옛날 생각이 납니다.
최고다> 바다극장은 음 이렇게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리필이 되는 극장.
좌석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 표를 끊고 들어가면 극장 문 열 때부터 문 닫을 때까지 영화를 계속 볼 수 있으니까요.
MC> 네, 다음 극장도 기대되요.
국내유일한 단관극장이면서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라고 하셨죠?
최고다> 네, 추억의 영화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는 곳입니다.
다른 극장은 세월에 따라 새로운 개봉영화들로 옷을 갈아있지만
유독 이 극장만은 시간을 거꾸로 거스르고 있습니다.
29일의 상영작은 롤랑조페 감독의 미션.
86년 깐느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명작이죠.
고전 명작을 보고 싶은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의외로 젊은 관객들이 많았는데요.
영화가 시작되자 숨을 죽이는 관객들.
고전 명작의 힘을 느낄 수 가 있었습니다.
옛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기에 그 시절 영화음악을 LP판으로 감상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는데요.
지지직 거리는 LP판만의 정겨운 음색.
음악을 듣는 재미가 새롭습니다.
그리고 이 극장은 아직까지 포스터를 직접 그리기로 유명한데요.
29일 영화의 주인공 로버트 드니로와 다음 개봉예정작 영웅본색의 주인공 주윤발이 나란히 했습니다.
사진보다 자세하진 않지만 그만의 매력이 물씬 넘칩니다.
MC> 네, 잘봤습니다.
영화도 보고 영화보고 나서 커피한잔 하면서 LP판으로 영화음악을 듣는 기분 정말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최고다>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있게 한 원초적인 힘들은 바로 이런 옛날 극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네요.
영화와 추억이 동시에 상영되는 옛날식 극장.
가족끼리 연인끼리 찾는다면 영화 이상의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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