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소개하는 ‘문화의 창’입니다.
요즘 전시회 관람은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런 만큼 이름 있는 미술전도 많이 열리고 또 유명한 전시회를 가보면 줄을 서서 관람할 정도로 문화적 욕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이 우리 집 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미술품으로 꾸민 집이 있다고 하는데요.
강명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MC> 미술품으로 꾸민 집.
언뜻 듣기에는 요즘 미술품 가격이 워낙 비싸니까 참 돈이 많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강명연> 네, 그렇죠?
뭐 좋은 작품 같은 경우는 한 점에도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맘에 드는 미술품 하나 집에다 걸어놓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집은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모두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우선 미술품으로 꾸민 집부터 만나보시죠.
알록달록한 색깔의 소파가 놓여진 거실.
탁자는 다 마신 음료수캔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 위로 멋스럽게 늘어진 전등이 눈길을 끕니다.
전선으로 매듭을 멋스럽게 엮어 만든 이 전등은 최근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광호 작가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거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사진 작품도 있습니다.
수건을 찍어서 이어 붙인 작품과 빨래대에 걸린 빨래를 찍은 사진을 이리저리 이어 붙인 작품도 있습니다.
또 중간 중간 걸려 있는 옷도 전시품입니다.
서재에서는 더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상과 의자는 물론 책상위의 문구용품들까지 모두 작품입니다.
책상과 의자는 갓 대학을 졸업한 가구 디자이너의 작품이고 그 위의 문구류들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주도해 유럽에서 시판되고 있는 아트상품 브랜드 '알리프' 입니다.
건드리면 곧 쓰러질 것 같기도 하고 주제에 따라서 책을 정리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장은 가구 디자이너 박계환씨의 작품이구요, 그리고 테이블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꽃도 플로리스트의 작품입니다.
어린이 방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기발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키 높이에 맞춘 책상과 의자.
그리고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하나씩은 있을 법한 놀이 매트도 있습니다.
이 놀이 매트는 목마로도 만들 수 있는 이와신 작가의 작품입니다.
벽에는 쌈지 작가 김석의 십자가에 달린 태권브이에서 베트맨, 스파이더맨까지 있는 영웅 시리즈를 만날 수 있구요, 편안한 고급의자를 얹어 새롭게 만든 작가 이완의 세발 자전거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핑크& 블루 프로젝트로 미국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윤정미 작가의 핑크 프로젝트도 한 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침실에서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더욱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장식장 서랍을 열면 보석 디자이너 한윤주씨가 만든 보석들이 들어있고 훼손된 고가구를 손질해 재탄생시킨 김미진 작가의 작품위에는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만든 컵받침이 놓여 있습니다.
낸시랭의 charity라는 작품도 침실 벽 한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MC> 참 다양한 작품들로 집안을 꾸며놓았네요.
화면을 보면서 처음에는 와~ 멋있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쭉 보다 보니까 왜 이런 전시를 했는지 궁금하네요.
강명연> 저도 처음에는 미술품을 하나하나 보면서 우리집에도 이런 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전시를 했는지 그 의도가 궁금해졌는데요, 전시기획자에게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집안구조를 차용한 이유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미술품이고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집에 있는 벽시계 하나, 수저 하나를 고를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디자인과 색상을 고려하고 또 우리집에 잘 어울릴 것인가를 고민하죠?
그리고 학생들은 필통이나 공책을 고를때도 마찬가지구요.
뭐 옷은 말할 것도 없이 수없이 입어보고 비교해보고 그렇게 해서 고르잖아요.
이처럼 미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일상세계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원더풀 라이프에 있는 모든 전시품에는 다른 미술관의 작품에 붙어 있는 작품명과 작가, 제작년도 같은 이름표를 볼 수 없습니다.
요즘 미술품은 작가는 누구이고 가격은 얼마나 하고 그런 것들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작품을 보고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한가지의 특징은 모든 작품은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 미술관들은 작품을 만지지 말라고 하는데요, 이 전시회는 오히려 소파나 의자에는 앉아보고 장식장은 열어서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들여다보면서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도 이런 전시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있었는데요, 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를 보고 와서 제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요, 물건이 하나하나 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모조모 따져서 고르던 때의 이야기가 있고 또 선물 받은 것은 준 사람과 그 의미가 있구요.
우리 집도 나만의 미술관이 될 수 있겠구나..그런 걸 느끼게 해 준 전시였습니다.
MC> 듣고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집. 어떤 좋은 작품이 있는 미술관보다 더 좋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미술관이 될 것 같은데요, 집안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훌륭한 예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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