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지난주 납량특집까지 매주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들 나눠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 건가요, 박사님?
네, 최근 경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요.
반면에 그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점집들이라는데요.
진지하게 혹은 재미로 점 한 번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재미에 그치지 않고 점이나 예언에 심취해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서 문제라고 하는데요.
사실은 많은 부분이 심리적 대화법인 콜드리딩의 효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알아채지 못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재미있는 대화법, 콜드리딩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Q2. ‘콜드리딩’이라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을 말하는 건가요?
네, ‘콜드’라는 영어 단어에는 ‘사전 준비 없이’ 또는 ‘갑자기’라는 뜻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오디션에서 미리 준비 없이 즉석 대본을 받아서 읽는 것을 의미하고요, ‘리딩’은 점이나 영감으로 읽어낸다는 뜻인데요.
따라서, 콜드리딩은 사전 준비 없이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 점을 치거나 그 사람의 마음을 그 자리에서 읽는 것으로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척척 알아맞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사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기 보다는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그것을 바로 콜드리딩이라고 합니다.
Q3.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기 보다는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는 쪽이 훨씬 와닿는데요.
콜드리딩, 꼭 나쁜 목적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요.
콜드리딩을 쓰는 사람에도 타입이 있다고요?
콜드리딩 기법을 쓰는 사람을 콜드리더라고 하는데, 크게 세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콜드리딩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술처럼 그저 건전하고 악의 없는 쇼비즈니스에서 콜드리딩을 사용하는 경우고요.
두 번째 타입은 스스로를 영적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초능력자를 자칭하는 사람들인데, 의도적으로 콜드리딩이나 심리 화술을 사용하면서 그것을 초능력이나 영적능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런 사람들 중에는 상대를 행복한 기분으로 만들기 위해 조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마지막 타입은 사기꾼이나 사이비 점쟁이들인데요.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난 후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알 것 같은 일도 수법에 걸리면 속아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콜드리딩의 트릭 자체는 아주 단순합니다.
마술의 트릭을 설명하면서 보여주는 것처럼 일단 알고 나면 누구나 어이없어 하는데요.
상대의 심리만 유도할 수 있으면 대개는 어떤 것이든지 믿게 만들 수 있습니다.
Q4. 알고 나면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하다고 하셨는데요.
콜드리딩의 테크닉이나 사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흔한 사례로 들 수 있는 게 바로 손금인데요.
자, 그림에 보시는 것처럼 누군가가 손금을 봐주겠다면서 내 손바닥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그러더니 “으음..**사에 다니는 사람 아닌가?” 하고 묻습니다.
만약 정말 맞을 경우, 이 때 손금을 보러 간 사람은 내심 놀라죠.
사원증을 달고 간 것도 아니고 처음 본 사람이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요?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사 처럼 대기업에서 실력을 발휘할 손금”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면 손금 보러 간 사람은 점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할 텐데요.
사실은 이것부터가 콜드리딩의 테크닉 중 하납니다.
서틀 네거티브라는 테크닉인데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콜드리더는 ‘**사’라는 회사를 짐작으로 말하고 내기를 한 겁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손금을 보면서 어떻게 말했나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이 사람 어떻게 질문했나요?
‘당신 **사에 다니는군요’가 아니라 ‘**사에 다니는 사람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부정의문문을 사용한 건데요.
콜드리더들은 이런 부정의문문을 상담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때문에 걸려들고 마는 것입니다.
사실 **사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치면, 이 경우 상담자는 ‘아뇨, 그런 대기업은 아니에요’ 라고 대답하겠죠.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콜드리더는 ‘역시’라는 표정으로 둘러대면 되니까요.
지금 그림에서처럼 어떻게 알았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라도 끄덕여준다면 콜드리더는 그 다음 수순으로 넘어가면 되는 거죠.
Q4-1. 문제 속에 답이 있었던 거군요. 정말 알고 들으니까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한데요.
서틀 네거티브 말고도 다른 테크닉이 많다면서요?
그렇습니다. 그 다음 수순을 한 번 생각해 보면 자 이렇게 해서 상담자가 하는 일까지 맞추게 된 콜드리더가 이번엔 이렇게 말합니다.
“음...지금 하는 일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 같군.
좀 더 자유로운 일을 선택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라고 한다면 상담자는 어떨까요?
아마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관련된 뭔가를 묻거나 답할 겁니다.
그러면 콜드리더는 적당히 질문의 폭을 넓혔다 줄였다 하면서 또 맞춰나가게 되는 거죠.
이런 것을 줌인 줌아웃 기법이라고 하는데요.
처음엔 크게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가? 로 시작해 맞으면 점점 줄여가고, 틀리면 다시 넓혀가는 식으로 답을 끌어내는 거죠.
이런 경우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나 표정에 답이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Q4-1. 상대방의 반응만 잘 살펴도 알 수 있게 되는 정도의 수준이었네요.
또 한 장의 삽화가 있는데, 이건 콜드리딩의 어떤 테크닉인가요?
자, 이것도 흔히 있는 일인데요.
상담자의 고민에 대해 이리저리 얘기하던 콜드리더는 지긋이 눈을 감더니 “그런데 좀 겁을 내고 움츠리고 있군..“하면서 “실은 아까부터 동물을 아주 무서워하는 당신의 모습이 보여. 뭐 짐작가는 거 없어?“ 라고 묻습니다.
그럼 대개 어린 시절 동물에 관한 기억 하나 쯤은 있게 마련으로 상담자는 술술 얘기하게 되죠.
그러면서 더 믿음을 굳건히 하게 되고요.
동물 기억 외에도 자주 쓰이는 게 집에 정리하지 않은 사진 상자가 있을 거라던가,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가 있다거나 하는 건데요.
그러면 정리하지 않은 사진을 정리하라거나 머잖아 연락이 끊겼던 사람에게 연락이 올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상담자의 믿음을 사게 되는 겁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사실은 다 콜드리딩의 기법들인거죠.
그런데 이런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결국 그 밑바탕에는 이 사람 말이 정말이면 좋겠다는 상담자의 기분과,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힘을 가진 인물이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의 심리에서 생기는 믿음이 이 테크닉들을 들어먹히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5. 콜드리딩의 테크닉까지 알아봤는데요.
사실 무엇이든 잘만 사용한다면 나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콜드리딩,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네, 세일즈나 면접, 미팅 등 사람을 처음 만나는 경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듣고 싶어가는 것을 말해주거나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콜드리딩을 통해 파악하는 것이죠.
부하직원이나 동료의 적극성을 끌어내거나 상대를 이야기에 끌어들이고 싶을 때도 이 콜드리딩을 적절히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메일 속 이모티콘 하나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거든요.
세상을 살다보면 어떤 때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기 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거짓말이 훨씬 어렵고 애정과 이해, 테크닉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거짓말이라도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거짓말로 콜드리딩을 활용하신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선의의 거짓말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 텐데요.
남을 믿게하는 테크닉인 콜드리딩을 잘 활용하셔서 좀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 들려주신 이철우 박사님, 고맙습니다.
(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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