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앵커>
주인에게 버림받아 갈 곳을 잃고 길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 문제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적인 번식으로 개체 수가 늘면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돌보는 캣맘과 주민 사이 갈등도 많다고 하는데요.
전라북도 진안군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통해 개체 수 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신국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기자, 길고양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데요.
전국적으로 길고양이 개체 수가 대략 얼마나 됩니까?
◆ 신국진 기자>
네, 현재, 정확한 데이터는 나와 있지 않고, 추정치가 있는데요.
동물보호협회에서는 전국적으로 길고양이가 100만 마리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꽤 많은 숫자인데요.
각기 사연은 다르겠지만 누군가로부터 버려지면서 길고양이 신세가 된 건데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신국진 기자>
네, 길고양이는 누군가의 반려묘로 생활하다 버려졌고, 야생에서 생활하며 번식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건데요.
지금은 공존의 대상이면서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는 한계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돌봐주는 '캣맘'이 많이 늘었는데요.
길고양이를 돌보는 좋은 일을 함에도 이웃들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전정자 / 전북 진안군 마령면
"저도 애들에게 밥을 자주 주는데요. 앞집, 뒷집 다 이렇게 호랑이가 되어서 제가 몰래 주느라 애는 먹었지만 내가 안주면 안 돼요. 마음이 안 놓여요."
인터뷰> 남태욱 / 전북 진안군 진안읍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고양이도 생명이라 함부로 할 수 없고, 밥은 먹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임분숙 / 전북 진안군 동물보호단체 함께누리 이사
"좋은 분들도 있지만 안 좋은 부분이 있어요. 어르신들이 밥을 주면 고양이 때문에 놀란다고 하시더라고요. 자꾸 밥 주지 말라고, 자꾸 무섭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아 앵커>
캣맘의 심정도 충분히 알겠고요, 길고양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거든요.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길고양이는 도심보다, 시골 지역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대소변을 땅에 묻는 고양이의 습성 때문입니다.
더구나 지금 같은 수확 시기에 농작물에 용변을 보다 보니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캣맘들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려고 해도, 이웃들에게 죄인이 된 느낌으로 몰래 먹이를 주며 돌본다고 하네요.
◇ 김현아 앵커>
길고양이로 인한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해 보이는데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정책 중 하나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이죠?
◆ 신국진 기자>
네, 전라북도 진안군은 길고양이 민원이 늘자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길고양이 가운데 수컷을 포획한 뒤 중성화 수술을 하는 건데요.
현장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장소: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전라북도 진안군 A 아파트 앞에 위치한 창고입니다.
이 창고에는 길고양이 두 마리가 생활하고 있는데요.
길고양이를 돌보던 캣대디는 어린 길고양이가 번식하기 전에 중성화 수술을 해달라는 민원을 진안군에 접수했습니다.
진안군은 동물보호협회에 민원을 전달했고, 포획에 나선 겁니다.
현장음>
"먹고 싶었어, 뭐 좀 먹을까"
◇ 김현아 앵커>
길고양이가 도망가지 않고, 사람에게 쉽게 다가오는 모습이네요.
◆ 신국진 기자>
네, 길고양이를 돌봐주던 캣대디 덕분이어서인지 길고양이가 낯선 사람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캣대디는 누군가가 키우던 고양이를 버렸는데, 자신도 집에서는 키울 수 없어 평소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창고에서 먹이와 물을 주며 길고양이를 돌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남태욱 / 전북 진안군 진안읍
"애들 엄마부터 저희하고 연이 됐습니다. 누가 키우던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기 어렵다고 가져와서 그때부터 돌보고 있습니다. 저희도 집에서 키우기는 어렵고, 차고 겸해서 여기서 자연스럽게 있게끔 놔뒀습니다."
인터뷰> 조경숙 / 전북 진안군 동물보호단체 함께누리 대표
"여기 창고에서 사는 창고 고양인데요. 이 아이 말고 다른 한 마리가 있는데요. 그 아이는 수술을 했고, 이 아이는 이번에 수술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크기를 봐서는 5~6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현아 앵커>
사연이 있는 길고양이군요.
포획된 길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는 거겠죠.
◆ 신국진 기자>
네, 포획된 길고양이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곧바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합니다.
중성화 수술 장면은 촬영을 하지 못했는데요.
마침 저희가 방문하기 하루 전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길고양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상을 보며 설명을 드릴 건데요.
길고양이의 귀를 잘 봐주세요.
동물복지협회가 취재 하루 전 포획한 길고양이 9마리입니다.
회원들이 민원지역을 돌며 하루 동안 잡은 길고양인데요.
귀를 보셨나요.
◇ 김현아 앵커>
네, 한쪽 귀가 조금 잘린 느낌이거든요.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마친 길고양이는 표시의 의미로 귀 한쪽 일부를 잘라내는데요.
시청자분들도 귀가 조금 잘린 길고양이를 만났다면 중성화수술을 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번식을 우려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 신국진 기자>
이렇게 중성화 수술을 마친 길고양이는 포획된 장소에 다시 놓아주게 되는데요.
영상 계속해서 보시겠습니다.
현장음>
"열어 주세요. 잡아 당겨주세요. 자기 밥 먹은 자리로 가잖아요."
◆ 신국진 기자>
갇혀있던 케이지의 문이 열리자 고양이는 곧바로 뛰어가는데요.
포획한 장소로 다시 돌려보내야 길고양이가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영상취재: 백영석 이수오 / 영상편집: 이승준)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설명을 충분히 함으로써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도 줄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경숙 / 전북 진안군 동물보호단체 함께누리 대표
"저희가 진안군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 거예요. 행복을 위함이라는 개체 수 조절을 위해서 소음도 줄이고, 쓰레기봉투 뜯는 것도 좀 줄이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뛰고 있으니까 여러분 많이 협조해주세요."
◇ 김현아 앵커>
길고양이 포획부터 중성화 수술, 방생까지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네요.
◆ 신국진 기자>
네, 진안군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길고양이 돌봄 사업 일환으로 길고양이 200마리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할 예정인데요.
지난 10일 개소했습니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길고양이에게 적정량의 사료를 제공해 쉽게 포획한 뒤 중성화 수술을 진행해 놓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진안 읍내 5곳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진안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길고양이들의 개체 수 관리는 물론 쓰레기 해체를 예방하고, 혹시 모를 전염병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경숙 / 전북 진안군 동물보호단체 함께누리 대표
"(진안군은) 길양이 중성화 사업과 급식소 설치를 하여 민원을 줄이고, 환경을 보존하고, 개체 수를 조절해서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진안을 만들기 위하여 동물보호단체 함께누리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중성화 수술을 한 길고양이들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 신국진 기자>
네,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3~4년이라고 하는데요.
중성화수술 자체가 개체 수 조절은 물론, 건강상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길고양이의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 김현아 앵커>
길고양이 개체 수 관리를 위한 중성화 사업은 지금으로써는 지역주민과 길고양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대안으로 보이는데요.
그에 앞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정말 내 가족으로 맞을 준비가 됐는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겠습니다.
신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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