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생생 문화광장

빛과 바람을 머금은 창

회차 : 63회 방송일 : 2008.08.29 재생시간 : 6:12

단아한 멋을 느낄 수 있는 전통한옥에서 가장 다양한 장식이 쓰인 곳이 바로 창호인데요, 한옥의 얼굴표정이자 화장이라 할 수 있는 전통창호의 아름다움을 담아봤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큰 꾸밈이 없는 한옥에서 한옥 한 칸 한 칸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공간으론 창호가 대표적입니다.

빛과 바람이 통하는 창과 방과 방을 이어주며 사람도 드나들게 하는 호는 그래서 한옥의 얼굴이라 불립니다.

건축물의 필수요소인 전통 창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한옥 1번지인 북촌마을에 있습니다.

청원산방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숫대살만살문입니다.

살과 살 사이를 촘촘히 마름모 모양으로 만들어 기하학적인 문양이 도드라집니다.

전통창호 중 백미는 문살에 꽃무늬를 새긴 꽃살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빗살무늬 형태의 살대에 꽃의 형상을 도드라지게 조각한 안 쪽에 소슬빗꽃살문과 정자 모양으로 짠 문살에 매화를 조각한 가장자리에 정자매화꽃살문에서 꽃이 만개한 것 같은 화려함이 느껴집니다.

못을 전혀 쓰지 않고 나무를 끼워 만든 난간엔 예부터 무병장수를 뜻하는 박쥐 등 문양을 새겨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전통 창호는 닥종이로 만든 한지를 창호지로 써 다른 나라의 문과 달리 빛과 바람이 잘 통합니다.

일반적으로 전통 한옥엔 창 하나에 네 개 이상 문을 달아 통풍과 채광을 조절하고, 안팎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겹겹이 단 창과 그 사이 공간을 통해 단열이 가능해, 열 손실을 막고 보온의 효과를 노린 조상의 지혜도 느껴집니다.

소박한 세살문 안쪽에 댄 화사한 꽃완자문을 보니 삶에 대한 배려도 드러납니다.

방 안에서 화사한 꽃 살 사이로 보이는 마당은 한 폭의 그림처럼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방안에 커다란 보름달이 뜬 것 같은 달아자살문은 우리나라 궁에서 쓰던 문입니다.

완벽한 보름달 모양의 문살이 방을 고즈넉한 분위기로 운치 있게 합니다.

창과 문의 살대만으로 만든 창호는 살림살이를 배려한 조상의 지혜가 담겨 더욱 가치가 높아집니다.

예부터 안방의 벽이나 문에 아주 작은 창을 만든 것도 그렇습니다.

문을 다 열지 않아도 바깥의 동태를 살필 수 있고, 큰 문을 열지 않고 요강이나 숭늉을 나를 수 있어 효율성은 높인 겁니다.

바깥에 손님이 오시면 안방마님이 얼굴을 다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얼굴을 조금 빼꼼히 바깥에 내다봐서 바깥에 오신 분이 자기가 얼굴 비춰야 될 분이면 나가서 차를 대접했고 아닐 분들은 닫아가지고 안방에서 그런 역할을 한거죠.

이렇게 과학과 예술의 미학이 담겨있는 창호가 만들어지기 까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세심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나무를 다듬을 때 쓰이는 공구만도 수백 개.

못을 박지 않고 나무토막을 끼워 맞춘 다음 먹물로 표현한 밑그림을 따라 나무 결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파내야 합니다.

아주 숙달된 사람도 바람의 세기와 빛의 양, 또 공간을 쓰는 사람까지 고려해서 열흘이상 손때를 묻혀야만, 보기 좋은 문 하나가 만들어 집니다.

우리 전통 창호는 조형적 아름다움에 통풍과 보온 등 기능이 더해져, 쾌적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모양과 기능을 가진 우리의 창호, 세월의 힘과 장인의 정성이 더해져 오늘도 방과 세상, 사람과 자연을 연결합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1, www.ktv.go.kr )
< 저작권자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