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지 앵커>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아쉬워하는 분들 많을 텐데요.
서울 도심 속을 걸어가면서 곳곳의 숨겨진 전시공간을 둘러보는 색다른 미술여행이 펼쳐졌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소수 인원으로 제한돼 진행됐는데요.
정바름 국민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정바름 국민기자>
(을지로3가역 / 서울시 중구)
서울의 중심가인 을지로3가, 마스크를 쓴 미술 여행 참가자들이 모였는데요.
출발 전, 여행안내자로부터 서로 소통하기 위한 무선수신기를 건네받은 뒤 주의 사항을 듣습니다.
현장음> 류정민 / 미술 여행 '워킹투어' 안내
"첫 번째 전시장 가서 체온 측정한 후 다시 소개를 이어갈게요."
미술 여행 참가자들이 안내자를 따라서 조명상점이 즐비한 거리를 걸어갑니다.
잠시 뒤 '화랑'이라고 쓰인 투박한 간판이 나오는데요.
어둡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벽면의 합판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작은 갤러리.
산업화를 주제로 한 국내 작가의 드로잉 작품과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현장음>
"(작가가) 조선소나 목공소, 철제 산업 같은데 관심이 많아서 이런 거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시 좁은 골목을 따라 잠시 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간판 없는 갤러리가 나옵니다.
현장음>
"(이 갤러리는) 원래 택배 사무소였어요. 그거를 뜯어고쳐서 전시장으로 하고 있는데..."
허름한 공간이지만 신인 작가들의 개성이 강한 현대미술 작품이 시선을 끕니다.
인터뷰> 김현호 / 미술 여행 '워킹투어' 참여자
"평소에 을지로를 지나면서 주변에 상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전시공간이 있다는 걸 행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이번 미술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마련한 미술주간 프로그램 중 하나, 서울과 전주, 광주 등 전국 9곳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미술관과 갤러리를 걸어서 찾아보는 식으로 열렸는데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곳 을지로 미술 여행,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적 갈증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완 / 미술여행 '워킹투어' 참여자
"아주 답답하고 그랬는데 지금 밖에 나와서 길을 걸으니까 기분이 좋고 날씨도 좋고 전시도 보니까 좋은 것 같아요."
이어폰을 낀 미술 여행 안내자와 참가자들은 무선송수신기로 그때그때 소통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류정민 / 미술 여행 '워킹투어' 안내
"천천히 저 따라 오시면..."
인터뷰> 류정민 / 미술 여행 '워킹투어' 안내
"골목마다 안 보이는 간판을 헤집고 올라가면 전시장이 보이고 그런 곳 네 군데를 관객분들과 같이 돌면서..."
이번 을지로 미술 여행에서는 신진 작가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만나봤는데요.
이곳 을지로 일대는 최근 젊은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바뀌는 상황, 임대료가 저렴하고 금속가공 업체와 조명 상점이 밀집해 있어 작품 재료를 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술인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낡은 유휴공간이 개성 있는 갤러리로 탈바꿈하고 있는데요.
좁고 허름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벽과 바닥이 온통 새하얀 갤러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장성욱 / 'S' 갤러리 운영자
"작가들이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고요. 작품만 드러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 바닥도 하얀색으로 만들고..."
보물찾기 하듯 도심 속 숨은 전시를 보는 재미에 미술 여행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인터뷰> 정초희 / 미술 여행 참여자
"사실 저한테는 낯설기도 했는데요.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미술관을 길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기분? 그런 기분도 들었고..."
(촬영: 강정이 국민기자)
이번 미술 여행 참가자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10명이 채 안 되는 소수 인원으로 제한됐는데요.
실내 전시공간에 들어갈 때는 체온을 측정하고 이름을 쓰면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거리의 정취도 맛보고 예술의 멋도 만끽할 수 있는 미술 여행 프로그램.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정바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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