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앵커>
저출산, 고령화 현상 등으로 농촌이나 구도심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빈집입니다.
오래 방치된 빈집은 주변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범죄 가능성을 높여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높이는데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최영은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이번주에는 빈집에 대한 민원 사례를 취재하셨다고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적으로 농촌 지역의 빈집은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전국 농촌 주택의 5%는 빈집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제가 다녀온 충남 천안시는 빈집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해마다 빈집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건데요.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천안시 전체 가구 수의 10%를 넘는 약 2만5천600동이 빈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 보다 무려 124%가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박성욱 앵커>
그러니까 이 지역의 열 집 가운데 한 집은 빈집이라는 건데요.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설명해 주셨듯이 빈집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혹여나 이 빈집이 범죄에 이용되지는 않을까, 불안을 호소하기도 하고요.
또 낡은 집이 그대로 방치되니 보기에도 좋지 않고 혹여나 노후화로 인해 안전사고의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이종예 / 천안시 원성2동 주민
"빈집은 아무래도 안 좋죠. 보기에도 흉물스럽고 여기도 빈집이거든요. 빈집이 동네 안에 있으니 어르신도 밤에 다니기 안 좋다고 하시고요. 특히나 여기 이동하는 인구가 많거든요. 그런데 여기 빈집 있을 때는 담이 얕아서 왔다 갔다 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었어요)“
인터뷰> 천권순 / 천안시 원성2동 주민
"동네에서 19년간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골목에 빈집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으니 밤이 되면 동네 주민이 무서워하고요. 아가씨들에게 늦게 귀가할 때는 무서운 곳이었어요."
◇박성욱 앵커>
네, 이렇게 빈집이 지역의 슬럼화를 초래하고 있는데 철거가 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되는 이유가 뭘까요.
◆최영은 기자>
네, 우선 집주인들이 철거를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빈집 터에 새롭게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경우에는 재건축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문제는 빈집이 위치한 곳의 특성에 따라 건축법에 저촉되어서 새롭게 건물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주택 소유주들이 비용을 들여서 철거를 한다 하더라도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대로 남겨두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인터뷰> 한원섭 / 천안시청 건축디자인과 과장
“1940, 50년대 지은 집이 많은데요. 실질적으로 그 사람들이 (새)집을 짓고 싶어도 도로가 없는 등 도로법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집을 새로 지을 수가 없습니다. 건축법상 문제로 집들이 비어지고 방치되어지고 낡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철거를 하든 어떻게 해달라는 민원은 지속적으로 들어왔습니다.”
◆최영은 기자>
이런 이유로 빈집이 점차 늘어갔는데요.
천안시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시범사업으로 농촌 빈집 재생사업을 실시하게 된 건데요.
빈집 재생사업은, 빈집 철거 비용을 시가 부담하고, 대신 철거한 곳을 3년간 지역 주민들의 공용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박성욱 앵커>
공용 공간이라면, 어떤 것으로 활용되는 걸까요?
◆최영은 기자>
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곳이 바로 빈집을 철거하고 조성된 텃밭입니다.
마을 주민 일부가 이 텃밭을 함께 가꾸어서 농작물을 키우고 있는 건데요.
보시는 것처럼 상추도, 대파도, 옥수수도 심겨있는 모습입니다.
왠지 모르게 으스스 했던 공간이, 생명력이 넘치는 따뜻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 나선심 / 천안시청 주거복지팀장
"노화된 주택이 있다 보니 붕괴위험에 따른 안전사고도 있고 우범지대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 농촌지역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철거비용을) 지원했기 때문에 지역사회 주민을 위해서 주민들에게 3년간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요. 소유주가 승낙해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3년 뒤에는 소유자 본인이 다른 용도로 활용하시면 됩니다."
◆최영은 기자>
빈집 인근에 살고 있던 지역 주민들은 이 사업에 대해 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빈집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텃밭 등이 생겨났기 때문인데요.
화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종예 / 천안시 원성2동 주민
"텃밭으로 사용하니 어르신도 좋다 하시고 가까이 사는 주민들이니 아침저녁으로 와서 싹 나는 것도 보고 물도 주고 다들 좋아하세요."
인터뷰> 천권순 / 천안시 원성2동 주민
"주민들이 여러분들이 모여서 거기에 야채도 심어먹고 그렇게 하면서 그 야채를 또 나눠먹고 하면서 동네 우애도 다져지고 좋은 동네로 변하는 거 같아요, 아가씨들이 이제 골목이 안 무섭다고, 참 좋아요 그러더라고요."
◇박성욱 앵커>
네, 주민들이 함께 텃밭을 일구는 동네라니 참 정겨워 보이는데요.
무엇보다 빈집을 가지고 계시던 소유주분도 무척 만족하실 것 같은데요.
◆최영은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철거에 대한 비용 부담과 빈집 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고민하던 주택 소유주들은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해준 천안시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전화인터뷰> 홍승호 /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
"금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중략)길 옆에 있다보니 많이 파손되고 해서 미관상 좋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큰 대로변이다 보니 (보기에) 좋지 않았는데... 저희가 선정돼서 잘 처리됐습니다. (중략)“
◆최영은 기자>
네 , 그야말로 1석2조인 제도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시는 향후에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빈집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인데요.
일단 올해 빈집 1곳을 선정해서 리모델링을 하고, 이 역시 지역 주민들의 공동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리모델링을 해도 건물 용도가 주택으로 되어 있어서 용도를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제도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있는데요.
천안시는 이 같은 의견도 수렴해서 빈집 문제 해결에 힘쓴다는 방침입니다.
◇박성욱 앵커>
네, 슬럼화의 상징인 빈집이 천안시의 빈집 재생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앞으로도 관련 제도를 통해서 농촌 내의 빈집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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