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앵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은 하루에 2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역입니다.
그런데 역에서 마을로 향하는 출구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최영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소개해주시죠.
◆최영은 기자>
네, 광운대역에 대해서 먼저 소개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광운대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에 있는 역이고요.
지난 1978년도에 세워진 역사가 깊은 지하철 역입니다.
역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성북역이라는 이름을 이용하다가, 이후 변경된 거라고 하는데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 역은 하루에 2만 명 넘는 인원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4%, 10명 중 3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원수로 따지면 대략 7천 명 정도가 어르신이라는 건데요.
직접 가봤더니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저희 취재팀이 현장을 갔을 때는 보시는 것처럼 이용자 대부분이 어르신이었습니다.
문제는 가장 많이 이용하는 출구 가운데 하나인 3번 출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출구를 이용하려면 무조건 계단을 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을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러 올 때도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인터뷰> 고충열 / 'ㅇ'건설 광운대역 담당 대리
(하차한 분들이 마을 쪽으로 가려면 어떻게 갈 수 있나요?)
“이 계단을 이용해서 3번 출구로 가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없고요?)
“네 그렇죠.”
◆최영은 기자>
들으신 대로 주거 단지가 밀집한 지역으로 가는 출구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1978년 준공된 곳이다 보니 요즘 지어지는 편리한 역사와는 다른 모습인 거죠.
사실 계단을 이용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르신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올라가는 것도, 또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은 분들이 많았는데요.
심지어는 계단 수가 상당히 많고 경사가 가파르기까지 해서 안전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역에서 만난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장미화 / 서울 노원구
“이사온 지 한 7-8년 됐는데요. 항상 불만인 게 점점 나이 먹고 보니 내려올 때나 올라올 때도 다리가 아파요. 다른 곳에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 역은 굉장히 넓은데도 그게 없어서 불만이고요. 다른 어른들도 불만스러워 합니다. 다 부축해드리고 끌고 다니는 걸 들어드리고요. 나도 아픈데...특히 장애인들이 여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그 분들이 굉장히 많이 불편합니다.”
◆최영은 기자>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어르신들은 심지어 이전, 다음 정거장인 석계역이나 월계역에 내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 역에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에 목적지가 광운대역이라 할지라도 거기서 내리지 않고 다른 역에 내린 다음 버스 등으로 갈아타신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순자 / 서울 노원구
“우리도 그래요. 석계역까지 갔다가 바꿔 타고 와요. 그렇게 불편해요. (중략) 그냥 한 정거장을 더 가요. 그래서 내려서 바꿔 타고 와요. 우리는 항상 그렇게 하지 힘드니까, (계단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하면 힘들잖아요. (중략)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면 올라가서 바로 나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올라갔다가 나갔다가 돌아가서 올라가고.. 많이 불편하지, 이상하게 여기가 그런 게 안 돼 있어요. 다른 곳은 다 돼 있는데...”
◇박성욱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집이 광운대역인데도,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광운대역이 불편하기 때문에 광운대역에 내리지 못하고 다음 정거장 혹은 이전 정거장에 내려서 버스로 환승을 해서 집까지 오신다는 거죠.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선택을 하신다고 해요.
한두 분이 아니라고 합니다.
◇박성욱 앵커>
참 문제네요.
이렇게 크고, 또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역에 승강시설이 없는 이유는 뭔가요?
◆최영은 기자>
엘리베이터가 아주 없는 건 아닌데요.
역 바깥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육교와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지하철역 밖에 있기 때문에 밖으로 성인 기준 3분 정도 걸어 나와 이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은 이 마저도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역 내에 그러니까 플랫폼과 출구를 곧바로 연결하는 곳에는 왜 승강시설이 없을까 알아봤는데요.
일단 기존에 마련돼 있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새롭게 승강시설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해서 화면 보시겠습니다.
화면을 보시는 것처럼 성인 두 명이 팔을 벌리고 서면 꽉 찰 정도입니다.
계단의 가로 폭이 좁은 건데요.
따라서 상,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기에는 상당히 열악한 구조입니다.
그리고 노후 시설에 에스컬레이터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비용 자체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 때문에 공사 시작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겠죠.
(영상취재: 한기원, 송기수 / 영상편집: 오희현)
드디어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위한 공사가 시작됐는데요.
관할 지자체인 노원구가 문제 해결에 나선 결과입니다.
인터뷰> 최훈 / 노원구청 미래도시과장
"1986년 월계 3동에 미성, 미륭, 삼호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광운대역과 연결하는 곳이 지상 10m 높이 육교밖에 없는데 이 육교와 광운대역 승강장이 계단으로만 연결돼 있어서 어르신들과 같은 교통약자가 지속적으로 불편을 겪어왔습니다(중략) 2:51 월계동 어르신들이 이런 불편함이 있다고 구에 계속 이야기를 하셨고, 구에서 즉각 철도 공단과 현장 점검, 협의를 실시하고, 방안을 논의했고 4개월 간 협의 통해 2019년 11월에 위수탁 업무를 체결하고 구와 공단이 금액을 반반 부담해서 승강시설 설치를 하는 것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중략)광운대역 이용 하시는 어르신과 교통 약자분들이 이제는 힘들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겠다, 1986년부터의 30년 숙원사업이 해결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영은 기자>
지난 2019년도 철도공단과 협의를 시작했고 지난 7월 비로소 착공이 진행됐습니다.
역 인근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게 1986년이니까, 이 주민들이 30여 년 만에 귀가할 때, 또 외출할 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박성욱 앵커>
네, 정말 오랜 숙원사업이 드디어 해결되는 건데, 공사가 하루빨리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향후 공사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최영은 기자>
네, 이미 공사는 진행이 되고 있고요.
내년 9월이면 모두 마무리가 돼서 지하철 이용객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편안하게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원구, 그리고 철도공단 측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시행하고요.
소음이나 분진에 신경 써서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성욱 앵커>
네, 계획대로 잘 진행이 돼서 주민들, 특히나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시는 모습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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