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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희로애락 함께 한 벗, 전통주

전통을 느끼는 시간, 한 스타일 순섭니다.

우리 선조들의 희로애락을 같이 한 문화, 바로 술인데요, 지금도 기쁠 때나 슬플 때 마시는 한 잔의 술은 여유를 전하죠.

러시아엔 보드카, 프랑스엔 코냑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한국을 대표할 만한 전통 주와 술 문화가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주와 그 술에 담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함께 보시죠.

한 평생 치르게 되는 네 가지 큰 행사인 관혼상제 때나 농사를 지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 바로 술입니다.

마시면 기운을 돋아주기도 하고, 마음의 응어리도 풀린다 하여 술은 서민의 삶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가면 한국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술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되짚어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술 짜는 틀부터, 삼국시대 술병부터 술을 내릴 때 쓰던 소줏고리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 모아 둔 각종 양조도구와 자료들이 4만 점에 달합니다.

조선시대 술 제조법을 적어둔 규중세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역별 막걸리 상표와 홍보 달력, 술 전화카드, 그리고 술을 잘 빚었을 때 주는 표창장까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술에 관한 기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주도가 적힌 향음주례가 눈에 띕니다.

손님과 주인의 술자리부터 잔을 건네고 받는 법, 술을 7잔 이상을 마시면 결례가 된다는 내용까지 상세히 담겨있습니다.

다양하고 깊이가 있었던 우리의 술 문화는 1907년 일제시대 때 조선총독부가 주세령을 발표하면서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집에서 빚던 가양주가 자취를 감추게 된 것도 이 때 부텁니다.

전통주 개념이 싹튼 건, 80년 대 이후 우리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민속주 제도와 전통주 장려 정책이 이뤄지면서 부텁니다.

고려시대부터 평양에서 빚어온 문배주 역시 1986년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4대째 이어져 오는 전통술 입니다.

알이 잘 여문 통밀로 만든 누룩은 문배주의 맛과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입니다.

여러 번 상태를 봐가며 반죽을 하고 발뒤꿈치로 몸무게를 실어 꼭꼭 밟는 정성을 들여야만 단단하고 표면이 매끈한 누룩을 빚을 수 있습니다.

발효가 특징인 우리나라 음식 문화엔 술도 예외가 아닙니다.

짚을 깔고 그 위에 누룩을 얹은 다음 멍석을 덮어 적당한 온도에서 골고루 발효되도록 합니다.

이 누룩을 부수어 물에 담가 우려낸 누룩 물을 좁쌀 밥에 섞어 밑술을 담그고 두 번 수수밥으로 덧술을 해, 다시 발효를 시킵니다.

덧술을 할수록 효모가 더 많은 알코올을 내, 진한 술을 내기 때문입니다.

걸쭉해진 술이 끓어오르고 효소와 미생물의 작용으로 술은 익어갑니다.

열흘 뒤, 이것이 담긴 솥 위에 찬물그릇을 올려 수증기를 액화해 소줏고리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받으면 곧 기다림의 미학이 담긴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배나무 열매 향이 나서 코로 마신다는 이 문배주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만찬 때 건배주로 놓이기도 했습니다.

육감으로 만들고 정성으로 승화할 때 술은 곧 명주가 됩니다.

그리고 받는 사람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술을 정성스럽게 다룰 때 생활에 멋과 여유를 더합니다.

선조들은 예부터 약과 음식과 술을 하나로 봤습니다.

그래서 술은 약주라고도 불렸습니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빚은 술을 나누는 자리는 곧 기쁘고 슬플 때 함께 정을 나누는 문화였습니다.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처럼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합니다.

와인, 위스키, 보드카, 사케 등 각국을 대표하는 술과 나란히 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전통 주.

긴 세월에 만드는 이의 정성과 먹는 이의 예가 더해져 그 가치는 더 높아보입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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