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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 위하는 천적농법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환경과 건강 위하는 천적농법

등록일 : 2016.11.22

앵커>
생물과 생물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먹이그물은, 생태계의 평형 유지를 위한 핵심요손데요.
먹고 먹히는 자연의 법칙을 활용해서 환경의 회복과 자연의 균형을 유지하는 농사법이 있습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천적농법을, 김가현 국민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사내용]
적의 적은 친구, 역사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외교전술이자 이제는 잘 알려진 관용어구죠.
이 말이 농사에 적용되면 적의 적, 천적과 손을 잡고 해충을 없애는 천적농법이 됩니다.
천적은 특정 생물을 잡아먹거나 그 번식을 방해하는 생물을 말합니다.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 곤충에겐 대체로 천적이 있는데요.
천적이 없어지면 어떤 생물이 비정상적을 많아져 생태계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천적을 자연의 균형을 유지하는 평형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적농법은 이런 자연의 섭리를 활용합니다.
천적농법에서 활용되는 천적은 대체로 해충을 잡아먹는 곤충입니다.
이 곤충을 논밭에 풀어놔 자연스럽게 해충의 개체수를 줄이는 겁니다.
곤충천적농법은 사실 유래가 깊은 농업방식인데요.
이 방법을 최초로 사용한 기록은 3세기 무렵 작성된 중국의 식물학서 남방초목상에 남아있습니다.
당시 베트남 북부 사람들이 개미를 감귤류에 생기는 해충을 제거하는데 사용했다는 내용인데요.
현대에 들어 농약의 안전성이 문제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곤충천적농법이 본격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곤충천적농법의 선두주자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북유럽 국가로, 네덜란드에선 1970년대 이미 천적을 양산하는데 성공해 천적을 농사에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곤충천적농법은 대체로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에서 작물을 키울 때 활용됩니다.
한정된 공간이기 때문에 천적의 관리가 쉽기 때문입니다.
어떤 천적을 언제, 얼마나 풀어놓을지는 재배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작물별로 발생하는 해충과 그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진딧물은 대부분의 작물에 피해를 끼치지만, 파좀나방은 파, 양파, 마늘을 주로 공격합니다.
천적이 해충을 없애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해충을 주식으로 삼거나 즙을 빨아먹어 없애는 천적, ‘포식자’를 논밭에 풀어놓는 방법입니다.
무당벌레가 대표적인 포식잔데요.
진딧물의 천적으로 잘 알려진 무당벌레는 한 마리가 한 세대, 약 4개월 동안 4000여 마리의 진딧물을 잡아먹습니다.
둘째는 천적이 해충의 몸 안이나 밖에 알을 낳고, 천적의 유충이 영양분을 빼앗는 ‘기생’입니다.
국내에서는 딸기, 고추, 오이 등에 자주 발생하는 해충인 온실가루이를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천적 온실가루이좀벌이 대표적인 기생자입니다.
세 번째는 곤충에 병을 일으키는 실 모양의 작은 동물, 곤충병원성 선충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이 선충들은 고추나 파프리카에 해를 입히는 나방을 방제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천적농법의 가장 큰 장점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잔류농약을 섭취할 위험이 줄어들고, 농약으로 인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겠죠.
또 농약에 대한 저항성을 점점 키워 골칫거리가 된 해충들을 구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천적농법의 후발주자입니다.
80년대 후반에야 천적농법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는데요.
도입 초기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다양한 천적을 실용화해낸 한국기업이 있을 정도로 천적농법의 성장 속도가 빨랐습니다.
하지만 지금 천적농법의 입지는 아주 좁은데요.
2015년 기준 전체 유기농업 면적에서 천적농법의 농지비율은 5% 정돕니다.
하지만 딸기, 토마토, 사과 등의 작물들은 소량이라도 꾸준히 천적농법으로 생산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천적농법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술적 방법을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나섰고, 일부 농민들도 천적 생산과 실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충을 다 죽여서는 천적이 살 수 없고, 잡초를 모조리 뽑아도 천적에게 좋지 않다.
천적농법을 하려는 농부들에게 전문가들이 하는 조언이라고 하는데요.
이 한마디 말로 자연을 아우르는 천적농법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생명, 환경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엔 천적농법 농산물로 장바구니 채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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