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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떠날 권리 '공영 장례식'

회차 : 30회 방송일 : 2020.07.04 재생시간 : 07:36

◇김현아 앵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가족관계 단절과 경제적 빈곤 등으로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가족이 없거나, 또 가족이 있어도 연락이 닿지 않는 무연고자들도 있는데요.
최영은 기자, 이들이 사망하면 대체로는 장례 절차 없이, 곧바로 화장이 이뤄진다고 하죠.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말 들어보셨을 텐데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해준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죠.
그런데, 홀로 쓸쓸하게 삶을 마감한 분들에 대한 장례는 생각보다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 잠시 보시겠습니다.

녹취> 유영식 / 대전 서구 복지정책과 주무관
"모든 장례식장에서 다 그렇지 않지만 장례식장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무연고자 장례를) 하려고 하다 보니... (중략) 무연고 사망자 시신이 들어오면 따로 추모식 없이 바로 화장장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거든요."

◆최영은 기자>
대전시 서구청의 공영장례식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인데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사망자가 무연고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절차를 마무리하면 장례식은 따로 치르지 않고 바로 화장한 뒤 유골을 봉안한다는 설명입니다.
정부는 관련법을 통해 무연고 사망자 1인당 80만 원의 장례비용을 들여 지자체에서 공영 장례를 치르도록 하고는 있는데요.
빈소를 마련하고, 제대로 예를 갖춰 보내드리기에는 이 비용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쓸쓸하게 삶을 마감한 것에 이어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쓸쓸할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김현아 앵커>
네, 그런데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무연고자에 대해서도 예를 다해 절차대로 장례를 치르는 공영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무연고자가 곧바로 화장장으로 떠나지 않고, 일반적인 장례 절차를 거칠 수 있는 공영 장례 제도를 도입한 대전 서구를 찾아가 봤습니다.
대전 서구는 지난해부터 민.관.학이 협업해 공영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제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유영식 / 대전 서구 복지정책과 주무관
"2019년 6월에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그리고 대청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성심장례식장과 협약을 해서 민.관.학이 함께 장례를 추진하는 내용입니다. 장례지도과 학생과 공무원이 일반인과 똑같이 장례의 전체 과정을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겁니다.”

◆최영은 기자>
민관학이 협력해 시너지를 발휘한 건데요, 먼저 대전에 위치한 대청병원 장례식장 등 민간 장례식장은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장소와 장례 물품을 제공하고, 대전보건대학교 장례지도학과에서는 준전문가인 재학생들을 파견해, 장례가 절차에 따라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게 했습니다.
또 대전 서구청은 이 과정에서의 모든 행정 절차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영상제공: 대전 서구청)
정부가 책정한 무연고 사망자 관련 예산 80만 원에 서구청 자체의 예산 100만 원을 추가 배정해서 일반 사망자와 같이 빈소를 마련해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염을 하고 또 수의를 입히는 등의 단계와 화장, 봉안까지 전 과정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녹취> 정재훈 /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2학년
"사람이 마지막에 가는 길이 장례 없이 가는 건 많이 쓸쓸한데 저희같이 공영 장례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가족들이 없더라도 저희가 대신 가족의 입장으로서 마지막 가시는 길 좋게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녹취> 성정현 /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2학년
"마지막 가시는 길 좋게 보내드리고 싶은데 가족이 없는 분들이라 마음이 아팠고요. 이게(제도가) 없었다고 하면 그 사람들은 이미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르고...장례도 못 치르고 아무것도 안 됐을 것 같고요.“

◆최영은 기자>
인근 대학 장례지도과에서 파견된 학생들은 유가족의 역할도 하지만, 장례 지도를 공부하는 준전문가로서 이 장례가 형식적인 것인지, 제대로 된 절차를 가지고 치러지는 장례인지 지켜보는 역할도 하고 있고요.
또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기 전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직업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이렇게 보니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고인의 가시는 길이 그나마 덜 외롭게 보이는데요.

◆최영은 기자>
네, 또 담당 공무원과 대학생들이 장례에 참여를 하다 보니 관련 예산이 보다 투명하게 사용되는 효과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이런 공영 장례제도를 모든 지자체에서 도입하면 좋겠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죠.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대전 서구의 경우 장례지도과가 있는 대전보건대가 근처에 있기도 하고요.
선뜻 참여를 결정해준 민간의 장례식장도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사실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소위 '수지 타산'에 맞지 않기 때문에 꺼려질 수도 있는데요.
누구든 존엄한 장례를 치를 권리가 있다는 취지에 공감한 일부 장례식장이 공영 장례를 지원하는 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백영석 / 영상편집: 김종석)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대전 서구에서 치르는 대부분의 공영 장례를 지원해준 대청병원 장례식장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녹취> 남진현 / 대청병원 장례식장 대표
"평상시에 가족이 없으신 무연고자나 생활이 어려운 분의 장례를 진행하면서 좀 더 성의를 가지고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서구청에서 공영장례를 진행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현아 앵커>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더 많은 지자체에서 나서 공영 장례를 지원하고 장례 업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네요.

◆최영은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만나봤던 대전 서구의 담당 공무원도 이 제도를 도입하고 난 뒤 공영 장례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했다고 전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영 장례식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김해시에서도 무연고 이웃 장례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김해시는 무연고자뿐만 아니라 유가족의 형편이 어려운 경우에도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2월 '공영 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해서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내 장례식장에서 1일장을 치른 뒤 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하고, 안치까지의 과정 모두를 지원하는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대전 서구청 사례처럼 김해시 역시 관내 장례식장 15곳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장례 절차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해시 역시 시의 자체 예산을 추가 배정해 공영 장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송명화 / 김해시 생활안정과 팀장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비는 보건복지부 기준 80만 원인데 김해시는 1일장의 장례서비스 지원하기 위해 김해시 시비를 80만 원을 더 부담해 160만 원으로 공영장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현아 앵커>
네, 누구에게나 주어진 존엄하게 떠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영 장례제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에서 관련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의 참여도 활발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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