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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2시 00분

'엄마 성 따르기'···혼인신고 때 결정 불합리하다

회차 : 1443회 방송일 : 2020.12.02 재생시간 : 04:07

이주영 앵커>
지난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자녀가 엄마성을 따를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하지만 엄마성을 따르는 것은 여전히 장벽이 높습니다.
자녀의 성본을 출생신고 때가 아닌 혼인신고 때 결정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관련 법을 시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혜진 국민기자 취재했습니다.

박혜진 국민기자>
박은애, 이종혁 부부는 지난 2017년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부부는 혼인신고 당시 자녀가 태어나면 아빠 성이 아닌 엄마 성을 따르기로 협의했습니다.

인터뷰> 박은애 / 경기도 용인시
"아빠 성이 기본 바탕으로 깔린 듯한 이 제도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는 걸 인지하면서 오히려 이 선택을 굉장히 잘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이종혁 / 경기도 용인시
"부모님이나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불편해하진 않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이 있었는데 (엄마 성을 따라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자체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엄마 성을 따르기로 결정한 것은 이 부부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모의 성 신청이 379건으로 5년 전에 비해 56%가 증가했습니다.
엄마 성을 갖는 데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변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인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애 / 경기도 용인시
"(작성할) 별도의 협의서가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똑같은 내용의 별도의 협의서를 요청하는 게 저희에게 굉장히 차별적이라고 느꼈어요. 한 단계 더 엄마 성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이에 대한 확신을 더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자녀가 원한다고 해서 엄마 성으로 바꾸는 것도 어렵습니다.
대학생인 윤연재 씨는 아버지 성으로 20년을 살아왔습니다.
윤 씨는 변경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법원의 허가를 받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윤연재 / 엄마 성 변경 시민
"형식적인 절차와 서류, 저 같은 경우엔 아버지가 안 계시다 보니까 아버지 대신에 친가 쪽 할머니, 할아버지의 동의를 받아야 했어요. (판결의 반려) 사유가 이해가 안 됐어요. 그래서 반려 사유가 저와 동생의 성이 달라지면 가족의 분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언제부터 법원이 개개인의 삶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주었지?"

(촬영: 박지윤 국민기자)

법무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자녀의 성·본은 혼인신고 시 정하되 출생 신고 시 변경이 가능하도록 관련 민법과 관계등록법 등의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여기에는 일정 연령 이상의 자녀가 본인 의사에 따라 성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송효진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
"신혼부부들이 혼인신고를 할 때 자녀의 임신, 출산까지 다 생각하고 기재하기가 쉽지 않죠. 헌법 제336조 제1항에 규정하는 양성평등, 여성차별 철폐 협약에도 반하는 대표적인 성차별 규정으로 이야기 되고 있어요. 부모가 실제로 잘 협의해서 정할 수 있도록 아이 출생 신고할 때, 이름이랑 적고 이럴 때 협의돼서 할 수 있도록 출생신고 시에 그 협의 사항을 기재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촬영: 박지윤 국민기자)

지난 2018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국민 3,3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녀의 성결정제도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연구'를 보면 응답자의 68%가 부성주의 원칙이 불합리하다고 답했습니다.

박혜진 국민기자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오던 국민들의 인식도 차츰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 성을 따르는 데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합니다. 모성 선택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행법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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