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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트 월~금요일 07시 30분

인두 그림 장인 '낙화장'···국가문화재로 '우뚝'

회차 : 975회 방송일 : 2019.01.15 재생시간 : 04:09

이유리 앵커>
뜨거운 인두를 이용해 멋진 그림을 그리는 장인을 '낙화장'이라고 하는데요.
수십 년 넘게 인두로 그림을 그려온 한 낙화장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예 예술로 인정받은 낙화장을 박혜란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숯을 넣은 뜨거운 화로에 인두를 넣어 달굽니다.
달궈진 인두에 묻은 먼지를 털고 인두의 온도를 적절하게 맞추기 위해 새끼줄을 감은 재래식 사포에 문지릅니다.
한지에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도구는 앵무새 부리처럼 뾰족한 인두와 평평하게 생긴 인두 두 자루, 인두는 무겁기 때문에 보조기구인 인두 받침 구멍에 끼웁니다.
이제 쓱쓱 인두로 한지를 지져가면서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는 장인의 시연 모습에 관람객들이 감탄합니다.

"인터뷰> 고경미 / 충북 청주시
이 한국 동양화를 인두로 섬세하게 작업하시는 게 제가 볼 때는 정말 놀라웠어요."

인두로 종이나 나무, 가죽에 그린 그림을 '지질 낙' 자라는 한자를 써서 '낙화' 라 하고 이 낙화를 그리는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낙화장'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영조 낙화장,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해 지난 1972년 약관 22살 때 생소한 그림에 입문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조 / 국가무형문화재 낙화장 보유자
"그 당시에 유일하게 낙화 교습소를 연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저의 스승님이신 전창진 선생님인데 그 선생님을 찾아뵙고 낙화를 보면서 첫눈에 반해서..."

인두로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두 달 정도, '강산무진도'라는 열두 폭 병풍은 무려 2년에 걸쳐 만들기도 했는데요, 인생의 역경을 표현한 작품으로 여느 전통 산수화 그림 못지않습니다.
그림 작업에 쓰인 인두를 만든 주민은 문화재 지정 소식에 기뻐합니다.

인터뷰> 유동렬 / 인두 제작자
"제가 만든 이 인두로 그림을 그리셔서 참 뿌듯했고요. 특히나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셨잖아요. 제 마음도 정말 기쁩니다."

47년 동안 낙화 그림에만 매달려온 김영조 낙화장, 포기하고 싶었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영조 / 국가무형문화재 낙화장 보유자
"낙화하면 아무도 공예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고 미술로는 더군다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아무런 희망도 없는 미래를 향해서 내 일생을 던져야 된다는 생각을 했을 때 두려움도 있었고..."

요즘 심혈을 기울이는 작품이 공예체험관에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인두의 질감을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하면서 표현한 동물화는 살아있는 고양이를 보는 듯합니다.
석굴암의 본존불을 옮겨놓은 듯한 이 작품은 그림에 현대기법을 더해 입체감이 두드러집니다.

현장음>
"인두의 촉을 이용해서 수없이 많은 점들을 계속 반복해서 찍어서 입체감을 살린 작품이에요."

인터뷰> 이동융 /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사무관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비롯한 다수의 문헌 기록과 현존하는 유물에 의하면 낙화는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국가문화재 지정으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 김영조 낙화장은 후계자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영조 / 국가무형문화재 낙화장 보유자
"여기서부터 제 능력을 발휘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낙화를 앞으로 배워야 하는 후배들의 좋은 길을 열어 줄 수 있고..."

수십 년간 인두와 불을 다루며 살아온 김영조 낙화장, 그동안 쏟아부은 땀의 열정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지면서 전통을 계승하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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