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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얼굴 없는 천사'···19년째 이어진 사랑의 기부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얼굴 없는 천사'···19년째 이어진 사랑의 기부

등록일 : 2019.01.02

최우빈 앵커>
요즘 한파가 이어지면서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은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 텐데요.
전주의 한 마을에 해마다 몰래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를 아시나요?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많은 돈이 담긴 상자를 몰래 두고 사라지는데 이런 선행이 19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를 녹이는 훈훈한 소식을, 홍정의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정의 국민기자>
얼마 전 전주의 한 주민센터에 걸려온 전화 한 통, 한 중년 남성이 짧은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인터뷰> 손명희 / 노송동 주민센터 주무관
"지하주차장에 빨리 가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하셨고 별다른 말씀 없이 끊으셨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이 가보니 지하주차장 한켠에서 종이 상자가 발견됐습니다.

현장음>
"이곳이 얼굴 없는 천사분께서 성금을 놓고 간 자리입니다."
이 상자는 해마다 몰래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것, 상자 안에는 동전이 가득한 돼지 저금통과 함께 5만 원권 지폐 다발이 들어있었는데요.
주민센터 직원들이 함께 세보니 무려 5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상자에는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힘내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종이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최규종 / 노송동 주민센터장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저희가 사용할 예정입니다. 저희가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서 장학금으로도 사용될 계획입니다."

이름도 직업도 알려지지 않은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벌써 19년째.
지난 2000년 이후 기부한 돈이 6억 원이 넘는데요.
생활이 어려운 4천 9백여 가구에 현금과 쌀, 연탄 등을 전달하고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데 쓰였습니다.
이곳 노송동 주민들은 사랑의 천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 김성백 / 전북 전주시
"천사 동네에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항상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이곳 마을에는 얼굴 없는 천사의 아름다운 선행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요.
마을 담장 곳곳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한 벽화도 그려 눈길을 끕니다.
얼마 전 주민센터 입구에 천사 기념관이 조성됐습니다.
천사가 놓고 간 저금통과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한 감사패 등을 전시해 모두가 영원히 기억하도록 했습니다.
차가운 한겨울이 되면 몰래 나타났다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 따뜻한 이웃 사랑의 마음이 나눔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인애 / 전북 전주시
"좋은 일을 정말 해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면서 살게 돼요. 그리고 이 마을이 정말 자랑스럽고..."

해마다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와 천사 마을로 불리는 이곳 전주 노송동, 19년째 이어진 아름다운 선행이 한파 속에 얼어붙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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