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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추위 찾아온 미등록 경로당···"지역 온정 모였다"

우리동네 개선문

추위 찾아온 미등록 경로당···"지역 온정 모였다"

등록일 : 2020.01.11

◇ 김현아 앵커>
첫 번째 소식입니다.
어르신들이 동년배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고 취미와 오락활동을 할 수 있는 곳, 바로 경로당인데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복지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등록경로당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로당은 미등록 경로당으로 분류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경남 진주시에서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미등록 경로당을 지원하는 한편, 진주시도 조례개정 등을 통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국진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안녕하세요.

◆ 신국진 기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아 앵커>
어르신들에게 경로당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간이잖아요?

◆ 신국진 기자>
네, 사실 농촌에서는 농번기가 끝난 요즘 시기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 취미 활동을 하거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장소가 경로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방에서 휴식도 취하고,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하며 자식과 떨어져 외롭게 보내는 어르신의 따뜻한 놀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어르신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랑방 같은 공간인데요.
등록경로당에 대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경로당 운영비나 냉난방비 등을 지원하고 있죠.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지자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경로당이 일정 면적 이상, 화장실 유무에 따라 등록 경로당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등록 경로당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여름에는 냉방비, 겨울에는 난방비를 지원하고요.
매월 일정 금액의 운영비와 쌀, 생필품 등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김현아 앵커>
그렇다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미등록 경로당에는 지금 소개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 김현아 앵커>
지난해 저희 방송에서 미등록 경로당을 등록 경로당으로 바꿔나간 사례를 소개한 적 있었는데요.
오늘 소개할 사례도 같은 내용인까요?

◆ 신국진 기자>
미등록 경로당을 등록 경로당으로 바꾸는 게 사실 상당히 어렵습니다.
오늘 소개할 사례는 미등록 경로당을 등록경로당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등록 경로당에 대해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 김현아 앵커>
기준을 통과해 정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서 미등록 경로당에 대해 지원하고 있는 내용이군요?

◆ 신국진 기자>
네, 맞습니다.
등록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미등록 경로당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현장 영상을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장소: 국민 2차 아파트 / 경남 진주시)
경남 진주에 위치한 A 아파트입니다.
3~4평 규모의 가건물이 이 아파트의 경로당인데요.
경로당은 어르신 20여 명이 수시로 드나들며 휴식하거나 친목 도모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로당 면적이 등록 기준보다 좁고, 화장실도 설치돼 있지 않아 미등록 경로당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냉방비나 난방비, 음식 재료 등은 모두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호임 / 마을주민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추워도 난방비도 없고, 참 우리가 할머니 몇 이서 돈을 걷어다가 놀고 그랬는데, 난방비니 쌀이니 그런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쌀은 어쩌다가 설, 추석이나 한번 나오면 우리 밥해 먹고, 쌀 없으면 우리가 돈을 모아서 해먹고 그랬어요."

(장소: 촉석 아파트 /경남 진주시)
경남 진주 시내 또 다른 아파트인데요.
이 아파트는 세대 수도 적고, 지역에서도 상당히 오래된 아파트에 해당합니다.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휴식이나 친목 도모로 활용하는 경로당이지만 앞서 소개한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면적 등이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숙자 / 마을주민
"다른 곳 혜택받는 곳은 (편안히) 운영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없으니깐 좀 마음으로 속이 많이 상했지, 사람이니깐 속이 안 상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박남주 / 아파트 통장
"맨 처음에는 방이 아니었고 소파를 하나 놓고 전혀 불이 하나도 안 들어 왔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너무 춥다고 하셔서 중간에 바닥을 깔고 놓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나서 날이 더워지잖아요. 그러면 선풍기도 필요했고, 냉장고도 사실은 주민들이 이사 가면 내버리고 가는 냉장고 주워다가 하고 그랬거든요."

◇ 김현아 앵커>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보니까요, 경로당이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서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 신국진 기자>
맞습니다.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해줄 수 없다는 점을 진주시에서도 상당히 안타까워했는데요.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강미영 / 진주시 상평동 행정복지센터 팀장
"등록된 경로당의 경우 운영비나 중식비, 냉난방비, 양곡 구입비 시설 개·보수비나 물품 구입비 이런 게 모두 지원됩니다. 그런데 미등록 경로당은 전혀 지원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쌈짓돈을 모아서 이렇게 경로당을 운영하고,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계셔서 너무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 김현아 앵커>
올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겨울이잖아요.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로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쉽고, 서러울 것 같거든요.

◆ 신국진 기자>
네, 그래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등록 경로당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움직였습니다.
진주기 상평동에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나섰습니다.
지난해 8월 10여 명의 회원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열악한 경로당 환경을 우선 개선했습니다.
오래된 방충망은 교체하고, 도배와 대청소를 통해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쾌적한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불편했던 진입로는 경사로는 완만하게 해 어르신들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개선을 개선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니 참 훈훈한데요.
지역 주민들이 비용까지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건가요?

◆ 신국진 기자>
네, 경로당 지원에 들어간 비용은 협의체에서 부담했다고 합니다.
협의체의 움직임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경로당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후원자들의 후원을 받아 지원했는데요.
냉장고를 비롯해 TV까지 실질적으로 경로당에 필요한 제품 중심으로 후원을 받았고, 지금은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 신국진 기자>
사실 취재 당시 협의체 관계자의 인터뷰를 위해 정중하게 부탁을 드렸는데요.
후원자분들이 방송을 통해 얼굴이 나오는 것도 민망하다면서 거절하셨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서면으로 소감만 전해주셨는데요.
"미등록 경로당 소식을 듣고 내 부모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즐거운 여가생활을 보내시기를 희망하면서 물품을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살피고 다 함께 더불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작을 힘이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김현아 앵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진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아직 많이 있는데요.
추운 날씨에도 온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일회성으로 지원이 끝나면 의미가 퇴색될 텐데요.
등록 경로당으로 지정해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건가요?

◆ 신국진 기자>
취재하는 동안 그 부분이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인터뷰> 강미영 / 진주시 상평동 행정복지센터 팀장
"정말 진주시에서 주민들의 불편을 공감해서 2019년, 작년 11월 8일 자로 진주시 경로당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서 올해부터는 진주시 미등록 경로당에 대해서는 냉난방비와 양곡 구입비를 어르신들이 밥해 드실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지원되도록 제정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유병덕 / 영상편집: 정현정)

◆ 신국진 기자>
진주시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올해부터 진주시는 미등록 경로당에도 냉방비와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했고요.
일정량의 쌀도 제공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앞으로는 미등록 경로당도 등록 경로당과 유사한 지원이 돌아가도록 부족한 행정 절차를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신국진 기자>
제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미등록 경로당이 우리나라에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많은 지자체가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만큼 미등록 경로당에 대한 지원방안도 조만간 세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 김현아 앵커>
네, 국내에 등록된 1만여 곳 경로당 가운데 미등록 경로당이 1천 200여 곳이나 된다고 하는데요.
복지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미등록 경로당에 대한 명확한 지원대책이 마련된다면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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