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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저출산 시대 속 '임산부 배려석' 효율성 논란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저출산 시대 속 '임산부 배려석' 효율성 논란

등록일 : 2020.01.22

최유선 앵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유일하게 1명 이하인 국간데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하철에 설치된 '임산부 배려석'이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을 바라보는 승객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 일부 제도적인 허점도 보입니다.
홍승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대구 지하철 1호선)

지하철역으로 전동차가 들어옵니다.
승객들이 올라타면 눈에 잘 띠는 핑크빛 좌석, 바로 '임산부 배려석'입니다.
제가 지하철을 탄 지 30분 이상 지났는데요.
이처럼 '임산부 배려석'이 있지만 정작 임산부가 없어 계속 빈자리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임산부가 없더라도 '임산부 배려석' 자리를 비워둬야 하는 건지, 남녀 승객 사이에 미묘한 의견차를 보입니다.

인터뷰> 김대유 / 대구시 수성구
“임산부가 없으면 본인이 앉아서 가고 임산부가 있으면 비켜주는 식으로 하면 괜찮은 제도이지 않을까…”

인터뷰> 예지원 / 경북 경산시
“임산부 배려석을 만들어 놓았다면 임산부가 없더라도 빈자리를 상징적으로 비워두면 좋을 것 같아요.”

현장음>
“임산부, 영유아 동반 승객을 위한 보호석과 배려석이…”

'임산부 배려석'이 있다는 안내 방송, 하지만 취재진이 대구 지하철을 둘러본 결과 임산부 아닌 일반인이 앉아있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인터뷰> 지하철 승객
“임산부 자리 비어 있어도 앉지도 못하고, 나도 앉고 싶은데…”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있을 땐 서로 눈치를 보다가 먼저 차지하기도 합니다.
일단 앉으면 스마트폰을 보거나 조는 모습이 다반사, 임산부를 미처 못 보거나 보고도 모른 척 하는 승객도 있는데요.
정작 임산부가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뷰> 임 명 / 임산부
“(자리에) 사람이 있을 때는 비켜달라 하기도 미안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그냥 서 있을 때도 많아요.”

그렇다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지하철공사의 유권해석은 무엇일까?

인터뷰> 백승현 / 대구지하철공사 홍보팀장
“강제로 임산부만 앉으라는 건 아닌 거죠. 가급적이면 임산부한테 배려를 해달라는 의미에서 설치해놓은 거죠.”

이렇다 보니 '임산부 배려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승객들도 있는데요.
남녀 모두 비슷한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인터뷰> 강봉원 / 대구시 동구
“임산부가 정중하게 부탁하면 자리를 비켜줄 텐데 임산부 자리를 계속 남겨놓는 건 사회적 낭비 아닌가요?”

인터뷰> 지하철 승객
“임산부를 배려하는 건 맞지만 빈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비난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닌가…”

임신 초기엔 표시가 잘나지 않다 보니 임산부가 아닌 여성이 앉아있어도 거부 반응이 없지만 남자가 앉으면 눈총을 받기 마련, 이 부분은 또 다른 남녀 갈등이 우려되는 점입니다.
일반석의 중간에 '임산부 배려석'이 설치돼 있는 것도 논란거리, 임산부에게 심적인 부담감을 주는 데다 승객이 많으면 자리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임산부 배려석과 노약자 보호석을 합치고 이름도 바꾸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대한 / 대구시 달서구
“교통 약자 보호석으로 바꾸면 임산부나 노인들도 앉을 수 있지 않을까…”

(영상촬영: 임수빈 국민기자)

선진국에선 '임산부 배려석'이 따로 없는 상황,
일반석이라 해도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인데요.
반면에, 승객들 사이에 갈등의 소지를 안은채 운영되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좋은 취지와는 달리 불필요한 논란을 빚고 있는 '임산부 배려석',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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