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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기지촌 보낸 청춘···특별한 연극 '문밖에서'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기지촌 보낸 청춘···특별한 연극 '문밖에서'

등록일 : 2020.08.12

강민경 앵커>
특별한 배우들이 등장한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올려져 관심을 끌었습니다.
평택 기지촌에서 위안부로 살았고 지금은 독거 노인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증언자가 아닌 당당한 배우로 등장한 무대인데요.
특별한 연극 남현경 국민기자가 소개합니다.

남현경 국민기자>
(연극 '문밖에서' / 두산아트센터)
미군 부대의 기상 나팔소리와 함께 막이 오릅니다.
좁은 골목과 살짝 열려 있는 낡은 문.
그 앞에 놓인 의자들 무대 한 켠 철망으로 가려진 클럽이 당시 기지촌 상황을 보여줍니다.

현장음>
"이럴 때 한 대 피워."

일상적인 말로 툭툭 뱉어내는 할머니 배우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당시의 고단한 삶과 억압적인 구조가 느껴집니다.

인터뷰> 김숙자 / 연극배우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 없고 도움을 청해도 들어 주지도 않고 하니까 숨는 사람인데 연극을 하다 보니 숨는 게 없어졌어요."

6~70년대 미군 기지촌에서 청춘을 보낸 할머니들이 증언자가 아닌 당당한 배우로 무대에 선 건데요.

기지촌에서 위안부로 생활했던 할머니들이 자신들이 살아왔던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연극을 통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온 할머니들은 편견 때문에 세상과 등졌던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즉흥적으로 풀어내면서 위안을 받습니다.

인터뷰> 권향자 / 연극배우
"돌아다니는 사람이 아니에요. 항상 집에만 있어요. 그만큼 달라졌어요. 사람들이랑 접촉도 할 수 있고, 예전에는 벽을 쌓고 살았으니까..."

인터뷰> 김경희 / 연극배우
"우리 같은 사람도 연극을 하니 이렇게 봐주는 것이 너무 좋았고 이런 일도 있구나..."

'문밖에서'는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던 연극 '일곱집매'의 주역 배우들과 기지촌 여성 노인 3분이 함께하는 무대로 기획됐습니다.

인터뷰> 노유나 / 연극배우
"저는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나 환경이잖아요. 그 시대를 여행하는 느낌인 것 같았어요."

인터뷰> 이양구 / 연극 '문밖에서' 연출자
"할머니들이 가진 표현력이 너무 좋아서 캐스팅한 거예요. 할머니들의 삶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캐스팅한 것이지..."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다룬 연극이나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지긴 했지만 당사자 세 명이 배우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우순덕 / 평택 햇살사회복지원장
"연극을 하면서 마음에 무거운 게 많이 가라앉았다고 하니까...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할머니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세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역할극을 해보라고..."

(촬영: 김창수 국민기자)

박수를 받을 때면 눈물이 난다는 할머니들.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그녀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국민리포트 남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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