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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11년간 어머니 병시중 효심을 어르신들께···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11년간 어머니 병시중 효심을 어르신들께···

등록일 : 2020.11.19

이주영 앵커>
치매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보살펴드리는 생활지원사가 되신 분이 있습니다.
11년 동안이나 어머니 병 시중을 들었던 극진한 효심을 이제는 어르신들께 대신하는 한 따님 이야기 인데요.
옛 기억을 떠올리며 어머니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감동의 영상편지 전해드립니다.

(출연: 이향란 / 전남 무안군)

보고 싶은 엄마.
저도 어느덧 환갑이 다 됐지만 엄마라는 말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세월이 참 빨라 돌아가신 지 어느새 3년이 되었네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더더욱 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써봅니다.
그리운 엄마!
그 옛날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었을 때 외가가 있는 서울에 저를 맡겨놓고 가셨죠.
처음 서울에서 살 때는 외할머니가 끔찍이 아껴주신 덕분에 모든 것이 신나고 즐거웠어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서 엄마가 계시는 무안의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답니다.
결혼하고 나서 시골집에 내려오면 엄마와 같이 밭에서 일도 하고 바닷가에 나가 굴을 따던 그 시절이 너무도 좋았는데?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치매 판정을 받으셨다는 소식에 하늘이 무너져내린 느낌이었어요...
60대 초반이셨던 그때. 엄마가 음식을 올려놓으시곤 깜박하고 태워버릴 때가 많았던 걸 기억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치매 증세는 더 심해지셨고요.
집을 못 찾았던 날들은 또 얼마나 많으셨는지...
하지만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드리기는 정말 싫었어요.
8남매 중 맏이인 제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친정집으로 아예 귀촌 아닌 귀촌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어느 때는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질 않으셨고 밥을 드시는 것도 잊어버리시고 그런 엄마 곁을 지켜드리려고 잠 못 이룬 날도 참 많았죠.
그렇게 엄마를 모신 게 11년.
허무하게도 여든에 세상을 뜨시고 말았고 그새 저도 환갑이 되었네요.
그리운 엄마!
요즘 저는 홀로 사는 노인을 돌보는 생활지원사로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왠지 천직처럼 느껴져요.
어르신 손을 잡을 때는 엄마를 잡은 것 같고, 치매 증세가 있는 어르신은 모시고 가서 치매 검사도 받을 수 있게 도와드리곤 합니다.
그런 어르신을 볼 때마다 엄마를 만난 기분이랍니다.
보살펴드리고 있는 어르신이 택배기사가 오길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제가 서울에 살 때 엄마가 김치며 고구마며 이것저것 싸서 보내주시면서 저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울컥해지기도 합니다.
몇 번씩 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장에 가시지 못하는 어르신도 계시는데요.
이분이 우리 엄마 같다는 생각에 어르신을 모시고 무안장에 다녀오기도 해요.
제 손으로 염색해 드리는 어르신도 있는데요.
행복한 웃음으로 답해주는 어르신을 보면 바로 우리 엄마가 옆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답니다.
보고 싶은 엄마..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시겠죠?
어머니, 아니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간절하게 보고 싶어요.
맏딸 향란 드림

(구성·촬영: 김남순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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