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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시가 흐르는 포도밭…마지막 포도밭예술제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시가 흐르는 포도밭…마지막 포도밭예술제

등록일 : 2016.09.20

앵커>
싱그러운 포도밭이 아름다운 시를 만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요.
경기도 한 포도농원의 예술제 얘긴데요.
하지만 19년을 이어온 이 포도밭 예술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못하게 된다는 소식입니다.
고동준 국민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사내용]
탐스럽게 영글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그 사이로 무명천에 쓴 시들이 가을바람을 타고 흐릅니다.
인터뷰> 최기순 / 시인
“잎사귀들 소곤거리는/ 신선한 그늘/한시절/ 깊이 눈 맞추던/ 검은 눈망울들/대지를 향해 고요하다.”
인터뷰> 성향숙 / 시인
“포도송이가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는듯한 거품 느낌을 받았거든요. 네… 그래서 저는 그 동그라미에 집중해서 시를 썼습니다.”
대금 소리가 포도 향기를 실어 나르고 혼백을 위로하는 춤사위와 구슬픈 창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인터뷰> 문희정 / 서울 강남구
“자연과 농사와 문학이 하나가 돼서 뭔가 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새로웠어요.”
이번 포도밭예술제는 처음 제안한 김춘수 시인을 추모하는 자리로 꾸며졌습니다.
곳곳에 김춘수 시인의 시가 내 걸리고 포도밭에서 그의 시를 낭독하고 그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현장음> 헌주 - 조영서 시인
“류기봉의 포도술에 취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저승에서 시 많이 쓰셨습니까?”
현장음> 추모시 - 노향림 시인
“축제의 마당에 대여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려고 배 모양의 구름 한 척 내려와 이곳 포도밭에 닻을 내립니다.”
먹을 듬뿍 먹인 장촉의 붓을 잡은 화백은 김춘수의 시와 포도나무를 담아내고 소리꾼은 구성지게 선생의 시를 노래합니다.
현장음> 임재욱 / 소리꾼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
“농익은 포도와 바람에 나부끼는 육필 시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포도밭예술제. 축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19회를 이어온 포도밭 예술제가 막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포도와 시(詩) 농사를 지어온 농부 시인은 그 간의 애정과 아쉬움을 시에 담아봅니다
인터뷰> 류기봉 / 농부시인
“들풀들의 데모 / 이제 그만! / 멈추어 달라고./ 들풀들이 일제히 흐느낀다.
인터뷰> 류기봉 / 농부시인
“이제 마지막 예술제를 정리하는 마음이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농지 주인이 포도밭을 개발하면서 예술제가 막을 내리게 된 사정이 알려지자 뜻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유희 의장 / 남양주시의회
“류기봉 시인처럼 시민한테 다가가는 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시를 낭송하고 음미할 수 있는 농부시인의 예술제가 새로운 포도밭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민리포트 고동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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