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마을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꾸며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마을 전체에 활기가 돌고 있는데요.
대전의 어르신 인형극 마을을, 박혜란 국민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사내용]
어르신들의 구수하고 옛스러운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려옵니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은 인형극.
할아버지탑과 할머니탑에 얽힌 총각 처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마을 어르신들이 인형극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의 손놀림에 인형이 이리저리 움직이자 구경하는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마냥 신기해합니다.
인터뷰> 최예준 / 대전 선영어린이집
할머니들이 하는 인형극 너무 재미있었어요.
인터뷰> 유지연, 여도윤 / 대전 폴스유치원
할머니 인형극 보니까 너무 재미있었고요, 다음에 또 보고 싶어요.
이곳은 대전 계족산 뒤에 있는 산디마을, 10여 가구가 채 안 되는 조그만 마을의 경로당 앞마당이 인형극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인형극에 참여한 분들은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70~80대 어르신들, 지난 여섯달동안 인형과 필요한 소품을 직접 만들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연습을 거친 끝에 무대에 올린 겁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힘들었던 생각은 저만치 사라지고 흐뭇한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최화자 / 산디마을 주민
"옛부터 이 마을에는 탑제가 전해져 지성껏 모셨어. 그래서 탑제를 하다보니까 인형극을 하라 그래서 했어. 이렇게 하다보니까 어린이들이 와서 얼마나 기쁘고 마음이 좋은지 모르겠어…“
이번 인형극은 대전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하나로 이뤄진 것, 한 민간단체가 대전문화재단 공모 사업에 마을 어르신의 인형극을 제안했고 땀 흘려 준비한 끝에 발표회가 열린 겁니다.
인터뷰> 이성애 대표 / 민간단체 '톡톡창의'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무료하게 TV를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까? 고민을 했을 때 어르신들한테 저하고 같이 한번 인형극 한번 해 보시면 어떻겠어요? 라고 했더니 어떻게 인형극을 하냐고…
늘 한적하기만 했던 이 마을은 인형극을 계기로 생기가 넘치는 마을로 거듭났습니다.
인터뷰> 박시용 통장 / 산디마을
우리 마을 어르신들이 적적하게 지내셨는데 전통인형극을 하면서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요. 우리 마을을 소개 할 수 있어서 좋고, 마을에 활력이 넣어 주시니 고맙고…
인형극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체험마당도 마련됐습니다.
아이들은 귀여운 돌멩이로 직접 돌탑을 쌓으며 저마다 소원을 빌어봅니다.
집 앞마당을 아이들 체험장으로 흔쾌히 내놓은 마을 어르신들, 모처럼 손자, 손녀같은 아이들 모습을 보니 그저 좋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종화 / 산디마을 주민
혼자 있다가 유치원 학생들이 와서 재밌게 돌탑을 쌓아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집 앞마당 체험마당에서 아이들은 동화책도 읽고,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삶아준 감자와 옥수수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인형극에, 또 체험 행사에 온 마을이 오랜만에 시끌벅적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육금선 / 산디마을 주민
우리 집에 아이들이 놀러 와서 너무너무 좋고요. 마당에 이렇게 다 같이 둘러앉아서 먹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예쁘고 좋네요.
인터뷰> 김진혜 원장 / 대전 폴스유치원
좋은 공기도 마시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동화도 들으니까 아이들 정서에도 너무 좋은 것 같고요. 앞으로도 이런 행사에 자주 참여해 아이들이 많은 체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라져가던 마을 이야기를 인형극을 통해 되살려낸 어르신들, 소외감도 털어버리고 마을이 살아나게 하는 감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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