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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개천 두고 한마을 2개 도…희비 엇갈려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실개천 두고 한마을 2개 도…희비 엇갈려

등록일 : 2017.10.13

동해안에 3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행정구역이 둘로 나눠진 곳이 있습니다.
강원도와 경북으로 나눠진 고포마을인데요.
단지 행정구역이 나눠진 것을 넘어 지원도 서로 달라 주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현교 국민기자가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용한 마을입니다.
정겨운 한 어촌 마을로 보이지만 속 사정을 그렇지 않습니다.
북쪽은 강원도 최남단 삼척시고 남쪽은 경상북도 최북단 울진군입니다.
지난 1962년 울진군이 경상북도로 편입되면서 행정구역이 둘로 나누어졌습니다.
그냥 소리쳐 불러도 될 정도의 이웃에 전화를 하려면 시외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한 마을이지만 반세기 넘게 다른 행정구역의 주민으로 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권혜연 (가명) / 고포마을 주민
“옆집은 친구이고 옆집은 형님이고 저 옆집은 아재이고 막 이런 관계이니까 묻어놓고 있는 건 너무 많은데 사실 말로 하는 것보다는 그런데 그것들을 꺼내놓을 수 있는 이런 채널이 없어요.”
복지혜택과 지원도 달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울진 고포마을은 삼척 고포마을과 달리 담장이 말끔하게 정비됐습니다.
인근에 들어선 원전에서 지원받은 사업비로 한 겁니다.
반면 삼척지역 고포마을은 LNG 저장기지에서 지원을 받습니다.
고포마을이 5m도 채 안 되는 이 복개천을 중심으로 강원도 지역 16가구와 경상북도 지역 17가구로 나누어져 주민들은 생활 전반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낳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 지원도 다릅니다.
울진쪽 가정은 월 만7천 원씩 지원되지만 삼척지역은 고스란히 납부합니다.
하루 서너 차례 드나드는 버스 노선은 물론 마을 복지 회관도 경로당도 아이들의 학교도 서로 다릅니다.
가로등도 개천을 경계로 차이가 납니다.
한때 마을 통합이 추진됐지만 자치단체의 이해관계에다 마을의 공동이권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둘로 나뉜 채로 살고 있습니다.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친구 사이지만 자치단체가 다르다 보니 마을 현안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대천 / 울진군쪽 고포마을 어촌계장
“반씩 나누어져 있으니까 마을에 공동 일을 해야 할 때 서로가 협조가 안 되죠.”
인터뷰> 황동식 / 삼척시쪽 고포마을 이장
“아무래도 우리가 무슨 요구할 때는 양보를 해줘야 되는데, 그런 양보도 없이 여기만 자꾸 요구하는 것을 우리는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행정구역도 지원도 다르지만 명품 돌미역이 고포 마을을 하나로 만들어줍니다.
고포마을 주민들은 조선시대부터 이름난 미역을 함께 채취해 나누면서 서먹한 이웃사촌의 정을 이어가고 언젠가 한 마을로 통합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정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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