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외국인 비자로 살면서 의료와 법률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연중기획 사람, 사람 오늘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고려인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가슴따뜻한 분들을, 임보현 국민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낯선 러시아어로 된 간판이 곳곳에 보이는 '고려인 마을' 일제강점기에 항일 독립운동이나 일제의 강제 동원 등으로 러시아로 이주했던 사람들을 '고려인'이라고 부르는데요.
광복 후 국내로 들어와 이곳에 둥지를 튼 후손이 4천 명이 넘지만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엘레나 / 고려인 3세
“한국말을 몰라 의사소통을 못 해서 월급을 못 받기도 하고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고려인도 많습니다.”
'한국 속의 섬'처럼 생활하는 고려인 마을에 반가운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광주지역 의사와 간호사들.
여태껏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의료보험 혜택에서 소외된 고려인들을 무료 진료하기 위해 나선 것인데요.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고려인들로 북적이는 임시 진료소.
“아프세요? 안 아프세요? 이쪽은요?”
아픈 곳을 말하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고려인이 통역을 해줍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내과와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16개 진료과목에 걸쳐 정성껏 돌봅니다.
인터뷰> 이담선 / 정형외과 원장
“이런 봉사활동들이 점차 확대되어서 우리들의 활동들이 시발점이 된다는 의의를 개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점희 / 의료 봉사진
“저희를 많이 기다리고 있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보람도 느끼고..”
의료 봉사진은 고려인 2명을 무료로 수술해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다리마 / 고려인 2세
“무릎이 아파서 이 진료소를 두 번째 방문했는데 무료로 진료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는 광주지역 변호사와 노무사가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합니다.
“일당 얼마로 받는다는 이런 건 안 써줬어요?”
한국말이 서툴거나 아예 하지 못하는 고려인에게 급여를 주지 않는 악덕 고용주도 있는데요.
법률지원단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섭니다.
“정리가 안 되면 형사고발 조치가 들어가요.”
인터뷰> 김경은 변호사
“우리가 손길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바로 법률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고 구조를 해줄 수 있다는 데서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 의료와 법률 봉사자들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고려인 동행위원회에 참여한 분들입니다.
인터뷰> 박용수 / 고려인 동행위원회 위원장
“교육문제, 취업문제 등 제반 문제를 고려인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부분이 저희의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에 왔지만 낯선 외국인 취급을 받고 있는 고려인들.
우리 동포인 이들 고려인에 대한 따뜻한 눈빛과 손길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임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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