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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트 월~금요일 07시 30분

보행 구역 '길말뚝' 부실···교통약자 안전 위협

방송일 : 2019.04.23 재생시간 : 03:16

이유리 앵커>
길을 걷다 보면 차량이 보행 구역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설치된 '길말뚝'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흔히 '볼라드'로 불리는 이 길말뚝이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된 곳이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교통 약자들에게는 자칫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위험한 암초'로 전락해 사고 우려가 큰데요.
조윤화 국민기자가 시각장애인과 함께 직접 밀착 취재했습니다.

조윤화 국민기자>
(장소: 부산시 연제구)
부산 시내 한 중심가, 취재진이 시각장애인 이상훈 씨와 함께 거리를 걸어봤습니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나와 보행 구역으로 다가섰는데요.
인도 위에 불쑥 솟아있는 길말뚝, 이른바 볼라드에 그대로 부딪힙니다.

인터뷰> 이상훈 / 시각장애인
"볼라드에 부딪혀 발이 걸려서 넘어질 뻔한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보행 구역에 설치된 길말뚝이 규정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부산시청 주변인데요.
이곳에 설치된 길말뚝이 규정에 맞는지 제가 이 줄자로 직접 재보겠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이곳의 길말뚝 높이는 43cm, 현행 설치 기준인 80에서 100cm 안팎에 훨씬 못 미칩니다.
길말뚝 지름도 40cm로 기준인 10에서 20cm와 큰 차이가 납니다.
시각장애인이 걸어가다 부딪히면 자칫 앞으로 고꾸라져 크게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장소: 부산시 해운대구)
길말뚝 재질도 큰 문제!
여기에 부딪혔을 때 우레탄처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요.
취재진이 부산 시내 곳곳을 돌아본 결과 석재 재질로 만든 길말뚝이 많습니다.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 안전 대책이 사실상 뒷전인 셈인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점자블록은 길말뚝 전방에 설치돼야 하는 게 원칙,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는 점자블록 없이 덩그러니 길말뚝만 서 있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미 / 부산시 남구
"비장애인인 저도 (길말뚝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시각장애인분들이면 더 위험할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협하는 것은 또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의 한 주거 밀집 지역, 길을 건너려다 덜컥하고 길말뚝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이곳은 어처구니없게도 점자블럭 바로 위에 길말뚝이 서 있는데요.
전방에 있는 길말뚝을 미처 피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훈 / 시각장애인
"선형블록 주변의 간격이 얼마 안 되는 곳에 볼라드를 설치하게 되면 시각장애인들이 발에 걸려서 넘어지는 경우들이 정말 많습니다."

(촬영: 박승일 국민기자)

상인들이 가게 주변에 임의로 설치한 구조물도 문제,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 역시 불편을 주기는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이상훈 / 시각장애인
"가다 보면 발로 찰 수도 있고 걸려서 넘어질 수도 있고 2차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있으나 마나한 길말뚝 설치 규정, 시각장애인들의 보행권을 위협하는 구조물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현숙 / 부산 장애인총연합회 사무처장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는 것들이 많아요. 볼라드 문제는 지금 교통약자 이동법에 나와있는 대로만 된다면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교통 약자들의 안전한 통행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길말뚝, 하루빨리 적절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조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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