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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교수가 35년 모은 기록물···박물관이 되다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교수가 35년 모은 기록물···박물관이 되다

등록일 : 2020.04.21

김제영 앵커>
우리 주위에는 취미로 뭔가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35년 동안 자신과 관련된 모든 기록물을 꼼꼼히 모아 개인 기록박물관을 연 교수가 있습니다.
어떤 자료들이 있는 지 임수빈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임수빈 국민기자>
(기록 박물관 /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
부산의 한 대학교 안에 마련된 기록 박물관, 길게 늘어선 책장에 기록 보관철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요.
하나를 열어보니 80년대 전화 요금 영수증이 보입니다.
당시 명세서와 같이 발급돼 은행에 요금을 내면 도장을 찍어 다시 돌려줬습니다.

현장음>
“여기 옆에 쫙 있는데 은행에 가져가면 이건 은행에서 보관하고 이건 우리한테 주는 거죠.”

이곳에는 부산 부경대학 허성회 명예교수가 지난 35년 동안 자신의 손에 들어온 모든 기록물을 모아놓았는데요.
개인 생활과 관련된 기록물부터 대학과 관련된 것 그리고 학회 관련 기록물까지 다양합니다.
이곳에 보관돼 있는 자료만 무려 6만여 점, A4용지 2백 장이 들어가는 보관철 천2백 개에 정리돼 있습니다.

인터뷰> 허성회 / 부경대 명예교수
“제가 기록물을 모으기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부터입니다. 대학교 생활을 추억하기 위해서 기록물을 모으기 시작했는데요…”

한국 해양학의 발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학술자료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 관련 연구 학회에서도 도움을 청할 정도인데요.
과거 동료 교수는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인터뷰> 김수암 / 부경대 명예교수
“몇 년 전에 해양학회 50주년 행사가 있었는데 학회조차 없는 자료를 허성회 교수님 방에서 나간 자료들로 보완하고…”

과거 교수 개인의 기록물도 볼 수 있습니다.
각종 지급 내역이 적혀있는 80년대 월급봉투, 당시 교수 봉급으로 받은 30여만 원이 볼펜 글씨로 또렷이 적혀있는데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자료입니다.
허 교수가 처음 대학에 발을 들여놓은 80년대 초만 해도 개인 컴퓨터는 볼 수 없었던 시절,


현장음>
“강의 들어가고 회의 들어가고 사람 만나고 이 기록은 처음에는 PC가 없었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손글씨로 썼습니다.”

자신이 가르친 대학생들이 제출한 시험지와 과제들도 보관했는데요.
답안지를 직접 채점한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간직한 뒤 졸업생들에게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이제 졸업하면 이런 식으로 묶어서 과제 모음집. 이거를 졸업선물로 줬습니다. 그 학생이 낸 리포트 목록이고요…”

기록물 보존에 대한 노교수의 뜨거운 열의와 집념, 그 높은 뜻을 이어가겠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인 / 부경대 해양학과 3학년
“저도 그 모습을 보고 3, 40년 뒤에 나의 젊은 모습을 봤을 때 좀 더 기억을 생생하게 해낼 수 있는 자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허성회 명예교수가 기록박물관을 만들게 된 것은 소중한 자료를 후세에 남기기 위한 것, 기록물을 보존 전시할 수 있는 기관이 나타나면 기부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허성회 / 부경대 명예교수
“제 삶의 추억의 일부 자료지만 역사적인 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빨리 옛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어느 외국학자가 이야기했는데요.
한 교수가 지난 세월 차곡차곡 모아놓은 이들 기록물은 개인 자료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자료로 기억될 것입니다.

국민리포트 임수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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