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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2시 00분

조선 시대에도 역병 돌면 명절 차례 안 지내

회차 : 1399회 방송일 : 2020.09.25 재생시간 : 03:37

최은정 앵커>
코로나19 사태 속에 맞은 추석, 이번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많은데요.
아쉬움은 있지만 이런 결정, 조상님들도 이해하실 겁니다.
조선시대에도 홍역 같은 전염병이 돌 땐 모임을 갖지 않고 명절 차례도 올리지 않았다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가족과 이웃의 안녕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건데요.
자세한 내용 이충옥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충옥 국민기자>
(학봉종택 / 경북 안동시)
안동에 있는 한 종가.
오는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이지 않고 차례는 이웃에 있는 자손들만 모여 간소하게 지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길 / 학봉종택 종손
"저는 딸이 넷이고 아들이 하나 있지만 올해는 못 오게 했고 이 제사는 동네에 있는 자손들로 지냅니다."

인터뷰> 이점숙 / 학봉종택 종손부인
"손자, 손녀 모두 보고 싶지만, 올해는 건강 챙기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좋은 때에 만나서..."

또 다른 종택입니다.
이 종가의 어른들은 올해 추석에는 모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상에게는 송구하고 아쉬움도 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인터뷰> 변성렬 / 간재종택 종손
"조상께 죄스러운 마음도 있는데 서로 방문을 자제하고 또 보고 싶은 우리 형제들, 지손, 후손들 이번에는 참고 좋은 날 좋은 시간에 다시 한번 모여서..."

인터뷰> 주영숙 / 간재종택 종손부인
"거리두기를 하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가면 그때는 즐겁게 자주 만나자, 안녕!"

감염병이 돌 때 차례를 건너뛴 것은 요즘만이 아닙니다.

현장음>
"한식인데 천연두가 이웃 마을까지 번진 게 두려워서..."

안동 풍산 김두흠의 1851년 3월 5일 일기인데요.
차례를 못 올리는 사정과 조상께 죄송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현장음>
"천연두가 사방으로 번져서..."

안동 하회마을 류의목의 '하와일록'입니다.
1798년 8월 14일 쓴 일기에 '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에는 780점의 조선 시대 선비의 일기가 소장돼 있는데요.
조상에겐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역병으로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미영 /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3, 4백 년 전의 일기 자료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 자료의 의미는 그 당시에 유교적 성향이 가장 강했던 안동에서도 비상시에 차례를 생략했다는데 상당한 의미를 둘 수 있겠죠."

(영상촬영: 차경미 국민기자)

감염병이 돌때 사람이 모이는 않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최선의 치료법이자 예방법입니다.
모두에 건강과 안녕을 위해 차례까지 자제했던 선비들의 슬기로운 전염병 예방법.
올 추석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이충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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