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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미래유산' 책방 골목···재개발로 '휘청'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부산 미래유산' 책방 골목···재개발로 '휘청'

등록일 : 2020.07.21

윤현석 앵커>
부산에는 6.25 전쟁 피란민들이 책을 사고팔면서 자연스레 생긴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는데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도 찾아오는 이곳이 요즘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상당수 서점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인데요.
임수빈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임수빈 국민기자>
(보수동 책방골목 / 부산시 중구)
골목에 들어서자 책 냄새가 솔솔 풍깁니다.
부산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보수동 책방 골목인데요.
'헌책방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곳, 최근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상당수 책방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책방 8곳이 세 들어 있는 한 건물 자리에 지하 2층, 지상 18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 세워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제 뒤에 보시는 건물이 바로 재개발이 추진되는 곳인데요.
이 건물에 들어서 있는 서점 주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입니다.

인터뷰> 남명섭 / 재개발 예정 건물 'ㅊ' 책방 주인
“책이 지금 10만 권이 넘어요. 여기가 없어진다고 책방골목이 다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너무 황당하고 사실은 기분이 안 좋습니다.”

재개발이 추진되는 건물이 위치한 곳은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 이 골목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건물인데요.
새 건물 주인이 8개 책방 주인들에게 3달 안에 나가 달라고 통보한 상황, 기업형 중고서점이 등장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책방 주인들에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부산시민은 물론 이곳을 자주 찾는 관광객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데요.
한결같이 잘 보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정윤 / 부산시 영도구
“이렇게 역사를 잘 담고 있는 장소를 우리 후손들도 볼 수 있게 잘 보존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최유진 / 서울시 관악구
“잘 찾아볼 수 없는 책들을 보며 찾는 재미를 느꼈었는데···개인적·지역 사회적으로 보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 헌책을 사고팔며 형성됐는데요.
한때 책방이 100곳이 넘을 정도로 번창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책방은 40여 곳, 재개발되면 책방골목 자체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더구나 책방골목 주인들 가운데는 고령화로 인해 하나둘 떠날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만큼, 정책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양군 /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장
“현실적으로 3세대가 이어가야 할 시점에 왔거든요. 3세대라면 젊은 사람들···3세대가 들어오려면 국가적인 지원이라든지 정책적으로 따라줬으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행정당국은 어떤 입장일까?

전화인터뷰> 김승학 / 부산시 중구청 문화체육계장
“문화유산 가치가 있기 때문에 명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부산시와 긴밀히 협조해서 보수동 책방골목 지원 방안 등을 다양하게 모색해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시가 지난해 '부산 미래유산'으로 선정했고, 올해는 전통시장 등록까지 마칠 정도로 문화유산 가치가 큰 곳입니다.
재개발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는데요.
부산의 상징적인 관광자원인 이곳 보수동 책방골목 역시 비슷한 운명으로 내몰리는 건 아닌지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임수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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