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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쪽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염색장이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쪽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염색장이

등록일 : 2016.07.04

앵커>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천연염색인 쪽 염색, 혹시 아시나요?
가정에서 쪽 염색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전통염색법을 가르쳐주는 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요.
전남 장흥의 한 천연 염색장이를 박세정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사내용]
볕이 좋은 날 천연염색 체험관 옆 텃밭, 쪽이 햇빛을 받아 더욱 초록빛을 냅니다.
쪽잎은 두툼하고 건강하게 자란 쪽을, 꽃대가 나오기 전에 두 마디씩 놔두고 낫으로 베어냅니다.
서툰 낫질이지만 땀을 흘리며 쪽 수확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은 멀리 서울과 충주, 그리고 거제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전통 천연 쪽물인 '반물' 을 배우기 위해 이곳 전남 장흥에 모였습니다.
쪽을 베어 통에 담고 쪽이 들뜨지 않게 눌러 놓은 뒤 물을 가득 채워 자연발효시킵니다.
쪽 베는 날이 맑은 날은 생쪽 물들이기에 딱 알맞는 날입니다.
발효하고 남은 쪽을 빨래하듯 치대고 으깨 초록즙을 내 하얀 인견 머플러를 넣고 빠른 시간 안에 조물조물 주물러 두었다가 깨끗이 헹궈내면 흰색이 옥빛으로 물듭니다.
쪽 발효 사흘째 되는 날, 보골보골 거품과 함께 쪽의 용액이 나와 연한 초록색으로 물들어갑니다.
발효한지 여드레가 지난 뒤 푹 삭은 쪽대를 건져내자 파란 거품과 초록빛 쪽물이 선명합니다.
쪽이 물과 함께 자연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온도에 따라 다릅니다.
한 여름 온도가 올라 갈때는 사흘에서 닷새 정도, 장마철에는 일주일 넘게 시간이 걸립니다.
초록빛으로 발효된 쪽물에 잿물이나 탄산칼륨을 넣어 골고루 저어 주면 용해돼 열흘이 지난 뒤 숙성되면 소석회 없이도 염색이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소석회가 들어가는 방법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인데 반해 전통 방법은 이 과정을 빼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금 발효과정이 끝난 '반물'에 스카프를 넣어 염색해봅니다.
녹색 쪽물에서 초록으로 물든 스카프는 공기를 만나 초록이 감도는 푸른색으로 바뀝니다.
염색이 완전히 끝나면 염료가 더 이상 빠져나오지 않을 때까지 깨끗이 씻고 구연산이나 식초 탄 물에 헹군 다음 다시 맑은 물에 씻어 건조시킵니다.
하단> 박순진 / 옛골천연염색장이
" '반물' 염색에 좋은 점이 뭐라고요? 언제든지 염색을 할 수 있고 일년내내 몇년이 지나도 버리지 않아도 되고 오래된 간장처럼…"
전통 쪽 염색을 체험하는 주부들은 하나라도 놓칠 새라 마냥 진지한 표정입니다.
인터뷰> 이경금 / 전남 강진군
"전통 쪽 염색하는 데가 마땅치가 않아서 제대로 못 배웠거든요. 그런데 오늘 배웠어요. 선생님처럼 저도 이 쪽이 얼마나 좋은지 나눔을 많이 하고 싶어요. 얼마나 예뻐요?"
인터뷰 > 백영현 / 충북 충주시
"평상시에 푸른색을 참 좋아 합니다. 선생님께 쪽씨를 나눔 받았고, 키워서 과연 파란물이 나올까라고 생각 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까 선생님께서 '반물' 쪽에 대한 전통방식을 고수해 오신 이유를 알았습니다. "
천연염색을 가르치는 분은 바로 박순진 선생님, 한복을 만들다 천연염색의 고운 빛깔에 매료돼 지난 10여 년전 장흥지역 주부를 시작으로 무료로 가르쳐주는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전통 쪽 염색을 널리 알리려고 봄만 되면 쪽씨를 전국 곳곳의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전통의 멋을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순진 / 옛골천연염색장이
" '반물' 염색은 소석회가 없어도 염색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많은 사람한테 씨를 나눔 해가지고 '반물' 염색을 집집마다 할 수 있게끔 공급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토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을 마음에 담아 물들이며 환경을 보호하는 천연 염색장이 박순진 선생님, 전통방식 그대로인 천연염색의 아름다움과 이로움을 알리기 위해 장흥에 세번째 체험장을 짓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문화가정과 어린이들까지 우리 전통 염색의 멋을 이어가는 꿈의 공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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