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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60년 째 기록…고교야구 산증인 최기주 씨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60년 째 기록…고교야구 산증인 최기주 씨

등록일 : 2017.05.31

어린 시절부터 무려 60년 동안 고교 야구를 기록하고 남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올해 일흔여섯살의 최기주 할아버지 얘긴데요.
야구가 있어 행복하다는 주인공을 고동준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서울 목동야구장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고교야구 경기장.
관중석 한 켠에서 경기 내용을 열심히 적고 있는 노인이 눈에 띕니다.
현장음> 최기주 (76세) / 야구 할아버지
-지금 기록하신 내용을 설명해주세요.
-투 앤 투에서 가운데 들어오는 직구가 들어왔어요. 그래 지금 삼진 먹고 들어갔잖아요.
최기주 할아버지의 기록지에 남아있는 왕년의 스타들은 그를 고교 야구 역사의 산증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목 (68세) / 전 경남고 투수
“60년대 초반부터 동대문야구장에서 스코어북을 들고 다니셨죠.”
할아버지가 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60여 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교 진학도 포기해야만 했던 그에게 야구는 친구 같은 안식처였습니다.
인터뷰> 조창진 (74세) / 전 대한야구협회 직원
“스코어보드 뒤에 (있는) 고목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야구를 봤습니다. 그때 제가 중학교 2학년이고 우리 최기주 박사가 3학년입니다.”
지금은 철거된 동대문구장에서 볼보이와 청소를 하면서 야구에 재미를 붙인 그는 그때부터 경기내용 등을 기록지에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최기주 (76세) / 야구 할아버지
“야구 기록(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낫겠다 해서 기록을 배웠어요. 스코어북을 살 돈도 없었어요. 내가 (시험지에) 그려서 배웠어요.”
경기 장소와 날짜, 학교와 선수 이름, 수십 가지 기호가 빼곡하게 기록된 스코어북이 수천 권에 달합니다.
학력은 중학교가 전부지만 항상 메고 다니는 그의 가방은 매우 묵직합니다.
인터뷰> 김득연 / ○○스포츠사 대표
“25년 단골인데요. 항시 야구 기록지를 1년에 한 300권 정도 (사 가세요).”
19살 때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살고 있는 그의 쪽방에는 고교 야구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1982년 재일교포 야구단에서 기록원으로 활동한 것이 공식 업무로는 전부지만 그에게 야구와 기록지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인터뷰> 최기주 (76세) / 야구 할아버지
“(책을 내라는 권유도 있지만) 인터넷에 다 있는데 그거 쓴다고 누가 사겠어요. 안 사지.”
가진 것 없이 외롭게 살고 있지만 자신을 알아주고 반갑게 맞아주는 선수와 부모들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야구가 있어 늘 행복하다는 최기주 할아버지는 고교 야구에 대한 희망을 안고 오늘도 기록의 열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기주 (76세) / 야구 할아버지
“앞으로 10년을 더 살아서 고교야구를 살려보고 싶습니다.”
국민리포트 고동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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