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음식 맛을 알려면 장맛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가정에서 직접 고추장과 된장, 간장을 담가 먹었던 전통이 사라지고있는데요.
가족과 함께 전통 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서희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서희 국민기자>
전통 장을 만드는 체험 현장, 참가한 가족들이 전통식품명인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현장음>
"정월달 맏날 그믐날 손 없는 날로 장 담그는 것을 철저하게 하셨어요."
광주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전통 장 담그기 체험 행사', 먼저 미리 콩으로 만든 메주를 씻는 작업, 메주에 묻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솔질을 합니다.
인터뷰> 서시우 / 광주광역시 계수초 재학생
"메주가 많이 딱딱했는데 이게 된장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았어요."
이어 메주를 깨끗이 씻은 뒤 장독대로 옮겨 잠시 햇볕에 말립니다.
이번에는 불에 태운 짚으로 항아리를 소독하는 순서.
현장음>
"우와~ 불 붙였다~"
불에 타고 있는 짚을 항아리에 넣고 한 번 돌린 다음 입구가 땅에 닿게 거꾸로 뒤집는데요, 참가자들도 따라합니다.
이어 메주를 넣어두는 항아리를 물로 깨끗이 씻어냅니다.
현장음>
"선생님, 왜 메주를 항아리에 넣는 거예요?"
"항아리는 숨을 쉬기 때문에 발효가 잘 되려면 여기에 하는 거예요."
항아리에 메주를 모두 옮기면 소금물을 만들어 붓습니다.
눈길을 끈 것은 소금물에 계란을 넣어보는 것, 달걀이 동전 500원 정도의 크기만큼만 떠올라야 염도가 적당한데요.
진짜 딱 맞게 달걀이 떠오릅니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 항아리에 빨간 고추와 함께 숯을 넣어둡니다.
현장음>
냄새 제거하라고 숯을 넣어주고 고추는 곰팡이 피지 말라고 넣어주는 것이야..
장을 담근 뒤 40일에서 60일 정도 숙성되길 기다리면 맛있는 간장과 된장이 되는데요.
참가한 서른 가족은 오는 9월에 완성된 전통 장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신가윤 / 광주광역시 건국초 4학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인터뷰> 신효순 / 광주광역시 북구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니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고 흥미로워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촬영: 임보현 국민기자)
전통 장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는지 전통명인이 자상하게 소개합니다.
인터뷰> 백정자 / 전통식품명인 제65호
"발효가 잘 되어야 잘 되고 또 물이 좋아야 되고 그다음에 소금이 좋아야 돼요. 그래서 천연적인 자연환경이 좋아야 되고 그래야 전통 장이지..."
예전 겨울만 되면 집안에 구수하게 퍼지던 메주 냄새는 이제 오래전 추억이 돼버렸는데요.
이번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은 옛 조상들의 뛰어난 슬기로움을 온몸으로 알게 된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국민리포트 이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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