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투워드 유엔참전용사 국제 추모식 정세균 국무총리 기념사
(장소: 부산 유엔기념공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내외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참전국 대사를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자유는 인간의 보편 권리입니다.
자유는 국적도, 인종도, 성별도 가리지 않습니다.
자유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결코 그 가치를 훼손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산화하신 영령들 앞에 서 있습니다.
영령들의 자유를 향한 위대한 정신이 오늘 대한민국의 정신에 깃들어 있습니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11개국 2천3백여분의 유엔 참전용사들의 넋이 잠들어 계십니다.
70년 자유의 역사를 품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기념묘지입니다.

해마다 11월 11일 11시가 되면, 미국 워싱턴, 캐나다 오타와, 남아공, 에티오피아 등 세계인이 부산을 향해 고개 숙이며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증명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당신들의 자유에 대한 정신을 평화라는 이름으로 온 세계에 전달하겠습니다.

특별히 오늘과 같은 뜻깊은 행사를 최초로 제안하고, 유엔참전용사들의 인류애를 세계에 알려오신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들께 더욱 보답하고자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올해, 「유엔참전용사 명예선양법」을 제정해, 오늘 추모식을 법정 기념식으로 격상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념식의 의미를 기억하며, ‘턴투워드부산’이 세계가 주목하는 추모행사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참전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지난 7월,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에드워드 포니 대령님의 손자 네드 포니님을 만났습니다.

할아버지 에드워드 대령님은 흥남 피난민 구출을 주도한 미군이셨습니다.
10만명의 생명을 구한 흥남철수작전은 인류역사상 최대의 인도주의 작전이었습니다.
생전에 에드워드 대령님은 어린 손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유엔군으로서 옳은 이유로 옳은 행동을 했다”

그렇습니다.
70년 전 세계 22개국의 수많은 청년들은 ‘옳은 이유’로 6.25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옳은 일이었습니다.
오직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는 일념이었습니다.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옳은 행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희망의 불씨였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 국민은 그 희망의 불씨를 살려, 기적의 신화를 이뤄냈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당당한 민주주의 국가로 일어섰습니다.
K팝과 영화로 대표되는 한류를 바탕으로, 문화강국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K-방역은 세계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고, K-방역 성공의 경험과 지혜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함께 대응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참전용사들의 그 숭고한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옳은 행동’을 실천하겠습니다.

첫째, 유엔참전국과의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지켜가겠습니다.

정부는 어제(11.10) 유엔참전국 장관회의를 열어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논의에서 도출된 현안들을 착실히 이행하며 ‘혈맹’으로 맺어진 유엔참전국들과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참전용사들의 6.25전쟁 참전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가족과 후손들에게는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가치 있는 유산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인류의 ‘더 나은 회복’과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협력에 앞장서겠습니다.

현재 한국은 레바논 등 세계 14개국에서 평화유지와 전쟁복구, 의료지원 임무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더 나은 회복’을 위한 보건협력은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지구적 난제 해결 등을 위한 국제협력에 적극적이며 지속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셋째, 한반도 평화를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습니다.

강한 국방을 바탕으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도 찾겠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께서 앞으로도 힘을 모아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 ‘자유와 평화’라는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고 이곳에 잠드신 영웅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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