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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어 즐거운 '인생2막 어르신들' [현장포커스]

정보와이드 6

문화가 있어 즐거운 '인생2막 어르신들' [현장포커스]

등록일 : 2009.09.25

현장포커스 연속기획, '희망 대한민국 문화에 길이 있다' 오늘은 그 네 번째 시간으로 노인들의 생산적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지방문화원 실버 프로그램’을 알아봅니다.

김현아 기자!

최근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문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방문화원의 ‘어르신 문화학교’ 사업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지방문화원의 어르신 문화학교는 노년세대들이 스스로 주체가 돼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문화활동에 초점을 맞춘 문화예술교육 사업입니다.

전국에는 현재 225개의 문화원이 있는데요, 2005년 10개 문화원에서 어르신 문화학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는 137개 문화원 4,70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까지 복권기금으로 운영했던 예산을 국고로 전환해 올해 19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노년세대에 접어들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도 줄어들고 활동영역도 좁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들이 생산적인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어르신문화학교를 통해 노인들은 단순히 문화예술교육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육 후 문화예술단체나 복지시설, 유치원 등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어르신 문화학교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노년 세대들을 만나봤습니다.

무대를 설치하는 어르신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소품도 제 자리를 잡고, 제법 그럴듯한 무대로 변신합니다.

연극이 시작되자... 그림자를 만들기 위한 무대 뒤 어르신들의 손길이 빨라집니다.

손수 만든 필름을 넘기고 인형들을 직접 조종해 움직임을 이어갑니다.

지난 2007년 결성된 부평문화원 실버그림자 인형극단 <은빛여울>은 62세부터 78세까지 어르신들로 구성된 극단입니다.

이들이 선보이는 작품은 연극과 인형들, 특히 빛과 그림자가 함께 어우러져 펼쳐지는 인형극으로 할머니와 물건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이 익살스럽게 펼쳐집니다.

은빛여울은 지난해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고금순/부평문화원 (78세)

“남들이 보기에는 할머니들이 무얼 하나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저희들은 70, 60이래도 40-50대 못지않게 생생하게 활동하고 계시고 이렇게 해서 부평 뿐 아니라 인천시내에 있는 어린이집이라든가 요양원 양로원 같은데 가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공연을 하고 그래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민성/62세 부평문화원

“전문적 프로의식을 느껴서 굉장히 잘 하고 계세요. 종합예술 같아요.”

주인공 역을 맡은 문신자 씨.

인형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가슴속에 고이 간직했던 학창 시절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있습니다.

문신자(65세)/부평문화원

“학교 다닐 때 그런 끼가 좀 있었나 봐요. 그래서 좀 했었는데 애들 키우고 그러다 보니까 전혀 잊어버렸어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인연이 닿아서 요새는 너무 좋고 즐겁고 지금은 인형극이나 봉사를 빼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고 보람 있어요.”

좋은 할머니가 되기 위해 동화구연을 배우다가 극단에 합류하게 됐다는 김인자 씨.

배우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김인자 (69세)부평문화원

“아동센터 본부에서 교육공연도 잘 한다고 계속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장애인 복지관 어린이집 봉사도 하고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김인석/ 부평문화원 (73세)

“나와서 노인들이나 아동들한테 가서 공연할 때 보람이 크지요. 전에 해보지 못하던 거 작지만 역할을 해보는 거죠.”

은빛여울은 그림자 인형극에 대한 이해와 실제 무대경험을 바탕으로 대본각색과 인형제작, 무대제작, 녹음, 작곡 등 심화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극단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강미자/ 부평문화원 강사

“에너지가 저보다 더 많으세요. 제가 못 보는 거를 구석구석 집어 내 주세요. 3년 정도 하시다 보니까 제가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것들을 저한테 집어 주셔서 거기에 신경을 쓰면 좀 더 좋은 작품이 나오고 좀 더 느낌이 더 좋은 결과들이 나오는 거 같아요.”

예순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이 곳은 영등포 문화원 대강당입니다.

어르신들의 공연은 어려웠던 시절을 지혜롭게 이겨낸 삶의 경험담을 실직 가장에게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최신 가요에 맞춰 슈퍼맨 의상을 입은 어르신들이 율동을 선보입니다.

박자도 잘 맞지 않고 춤 동작도 어설프지만 거침없는 열정을 내뿜는 모습은 젊은이들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선만(69세) /영등포문화원

“처음이라 경험이 없어서 두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배우는 과정에서 용기를 많이 불어넣어주시더라고요. 선생님이. 그래서 조금 안정감을 찾고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문홍자/69세/영등포문화원

“우리 공연을 보고 많은 어르신들이나 어린 애들이 너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고 박수도 많이 치고 그럴 적에 좋아할 적에 정말 내가 이 공연을 잘 하는구나 거기에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고 또 젊어지는 거 같아요.”

기타와 드럼, 북 연주가 어우러지는 밴드공연도 이어집니다.

진지하게 연주에 임하는 할머니 드러머의 주름진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번집니다.

“김순강(66세) /영등포문화원

“우리가 여태 살 때는 누구의 아내나 누구의 어머니로만 살았잖아요. 그런데 내 이름을 찾게 되고 동료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게 되고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자아를 다시 찾는 거 같아서 참 좋았어요.”

이들은 얼마 전 ‘나이 없는 날 ’행사에서 멋진 공연을 펼쳤고 어린이집이나 장애인시설, 노인 복지시설 등에서도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춤과 악기연주, 대사까지 소화해내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치지 않는 열정과 노력으로 해 낼 수 있었습니다.

김현순 (64세)/영등포문화원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몇 번 들었어요. 나는 몸치인데 나는 못할텐데 했지만 하시는 데로 이끄는 데로 하다보니까 너무 즐겁기는 너무 즐거워요. 정말 즐거웠어요. 이런 세상도 또 있구나. 이렇게 즐거운 것도 또 있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지루했던 삶에는 활력이 생겼습니다.

서정숙/영등포문화원 강사

“끼가 많으신 분들이 꽤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동기가 없어서 단지 어떤 원인을 제공해주지 않아서 그냥 방치되었던 거 같아요. 정말 끼도 많고 건강하시면 이런 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좀 많이 부여해드린 거 같아요.”

어르신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까 자연스럽게 극 속으로 빠져들게 됐는데요, 나이를 잊고, 감춰져 있었던 재능과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인생의 2막을 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네, 어르신들의 모습이 학창시절 학예회를 준비하는 것처럼 즐거워 보이는데,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더 큰 것 같아요.

네, 그렇죠.

소외와 배려의 대상에 머물러 있었던 노년 계층이 적극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생산해내는 문화 창출 계층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사진 활동을 통해 황혼의 열정을 불태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노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맑게 갠 화창한 가을 오후.

공원을 찾은 꼬마 손님 주변에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사들이 몰려듭니다.

송파문화원의 실버 카메라단 어르신들이 다음달 전시회를 앞두고 야외출사를 나온 겁니다.

오늘의 피사체는 어린이들.

움직이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잡아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세워서 구도를 잡고 선생님으로부터 개인지도를 받기도 합니다.

우인숙(77세)/송파문화원 015306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 둔다는 게 좋고 찍어 와서 컴퓨터에 저장을 하게 되면 잘 찍었다 생각했는데도 마음에 덜 들어요. 그러면 또 나가서 또 찍고 교수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열심히 찍고 있는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힘들어요.”

처음엔 취미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사진 공부를 시작한 후로는 사물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어르신들은 사진기술을 배우는 데 만족하지 않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표정은(72세)/송파문화원

“저희가 할 수 있는 있다고 하는 거 하고 가끔가다 출사 나가서 봉사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많죠. 우리 건강에도 좋고.”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수준의 작품을 찍기 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조천용/ 송파문화원 강사

“10월 13일이 6개월 되는 날입니다. 전시회를 하는데 찍기만 하는 것 보다 본인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걸 느낄 수 있고 사진에 대한 이해도 빨라지고 그런 장점이 있어요. 전시회를 위해 촬영하러 나오게 됐습니다.”

야외 출사 후에는 강의실로 들어와 찍어온 사진을 함께 보면서 부족한 점과 궁금한 점에 대한 수업을 이어갑니다.

하숙희 (62세)/송파문화원

“선생님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고 질문도 받아 주시고 작은 선생님도 열심히 해 주셔서 이제 우리가 배운지가 다음달이면 5개월이 되는데 뭔가 조금 아우트라인이 잡힌 거 같아요. 그래서 더 흥미롭고”

60,70대 어르신 세대가 수동적 문화활동이 아닌 적극적인 문화활동가로 변화하면서 지역의 문화리더로서 인생 2막을 열고 있습니다.

최종수/한국문화원연합회장

“어르신문화학교 성과와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잘 된 프로그램은 육성해 확산보급하고 미흡한 프로그램은 보완해 지방문화원의 어르신문화프로그램 거점화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지방문화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어르신문화학교 프로그램이 문화적 소외계층인 노인들을 적극적 문화활동가로 이끌어 내 어르신 스스로 삶의 즐거움과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돌봐야할 대상이 아닌 함께 어울리고 호흡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겠습니다.

어르신들이 생산적 문화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젊은 세대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겠네요.

김현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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