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는 <책으로 여는 세상>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북칼럼리스트 김성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트렌치코트와 책 한권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살찌워 줄 책, 오늘은 어떤 책을 준비하셨나요?
A1> 네, 두 분은 책 고르실 때 먼저 뭘 참고하시나요?
저자? 서평? 신문기사? 주변 사람들의 추천?...
저마다 다양한 기준이나 책 선택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무시하지 못 할 하나가 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책 구매패턴이 오프라인 서점에서 인터넷 서점으로 옮겨가면서 더 영향을 받지 않나 싶은데요.
최근 큰 대형서점의 온·오프라인 베스트셀러 1위가 혹시 어떤 책인지 알고 계십니까?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라는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일본문학은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마니아층까지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그 첫 작품이 바로 방금 말씀드렸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인데요.
먼저 화면을 통해 만나보시겠습니다.
Q2> 이제는 구지 팬이 아니어도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 이름은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정도인데요.
이번 작품 <1Q84>. 제목부터가 독특합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건가요?
A2> 네, 아마 제목만 언뜻 보고 아이큐84로 읽은 분에서부터 일Q팔십사, 어느 분은 천Q팔십사까지 읽는 방법부터 고민한 분들 많으실 텐데요.
먼저 이 소설은 초등학교 3·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만 스물 아홉 살의 남녀 덴고와 아오마메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학원 수학 강사를 하며 소설을 쓰는 작가 지망생과 미녀 킬러인데요.
총 24장으로 구성되며 아오마메의 홀수 장과 덴고의 짝수 장이 번갈아가며 두 사람의 옛 인연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목인 1Q84는 일본말로 숫자 9의 발음이 영어의 Q와 비슷한 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바로 1984년.
<1984년>이라는 작품을 쓴 조지 오웰에게 있어서는 미래적 공간이고 하루키에게는 지나온 과거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 작품 속에서 Q는 question mark의 Q, 즉 의문을 안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소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아오마메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다른 세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옮겨왔다고 여기면서 1984년을 1Q84년이라고 지칭하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의 해석이 가능하죠.
현대인들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사회에 던지는 물음표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Q3> 그렇군요.
잠깐 소개해 주신 내용만 들어보면 주인공 중 한 명은 킬러라는 흔치 않은 직업에 배경은 1984년, 제목 조차 의미해석이 쉽지 않은 것 같은데, 몇주 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다는 건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이기 때문인가요?
일본문학 팬들이 그렇게까지 많았나 살짝 놀랍기까지 한데요.
A3> 네, 사실 일본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하루키에 대한 문단의 평가는 근대 일본의 대문호인 나쓰메 소세키 이후 가장 중요한 작가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번역소설을 많이 읽고 쓴 듯한 겉멋든 버터 냄새 나는 작품이라는 평까지 다양합니다.
사실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는 독특한 문체와 함께 비틀스나 비치보이스, 모차르트나 바흐의 음악이나 영화, 문학서적, 스파게티 같은 이른바 ‘하루키표 소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품 하나로 어찌 보면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소설에서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앨범이 불티나게 팔리고 체호프의 여행기 ‘사할린 섬’은 절판됐다고 할 정도니 문학작품의 영향력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인기가 정말 대단한데요.
일본의 어느 평론가는 이 작품을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할 수 없는 작품이고 줄거리를
안다고 해서 이 작품을 읽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도 하는데요.
한
때 우리가 가졌던 일본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된다는 시각도 물론이지만, 유명한
작가니까, 인기가 있다니까... 하면서 무조건 몰려드는 현상도 한 번 쯤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쨋든 이 책은 하루키 종합선물세트라고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니까요, 기다렸던 분들도, 또 무라카미 하루키를 한 번 읽어보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Q4> 1Q84, 두께는 상당한데 읽어 본 사람들 말로는 단숨에 읽게 된다고 하더군요.
이 가을,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4>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또 한명의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에세이 <야구장 습격사건>입니다.
<야구장 습격사건>은 유쾌 상쾌 통쾌로 대변될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인 오쿠다 히데오가 전하는 포복절도할 야구장 견문록인데요.
야구 전문지에 칼럼을 기고할 정도로 탄탄한 야구 내공을 지닌 작가가 속도감 넘치는 문장과 촌철살인의 유머를 구사하며 그야말로 살아있는 야구 견문록을 펼쳐냅니다.
이 책은 일본의 야구팀들을 배경으로 쓰였지만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야구 이야기와 마치 공중그네의 이라부 선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야구를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Q5> 이렇게 책 두 권을 소개받고 생각해 보니까 정말 최근 들어 일본 문학이 많이 소개되고 또 인기도 많이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1Q84 소개 영상에서도 듣기는 했지만 우리 서점가에서 일본 문학의 인기 요인이나 그로 인한 영향,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A5> 네, 일본소설이 국내에 입지를 굳힌 것은 아마 1990년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통해서일 겁니다.
출간 첫해에 30만부라는 판매기록을 세우면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이후 일본 문학 붐은 약간 주춤하다가 몇 년 전부터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가 100만부 이상씩 팔리면서 서점에는 이미 일본문학 코너가 따로 마련되고 있는데요.
많은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은 사람의 내면을 다루는 일본 문학의 다양성이 독자들의 욕구를 채워준 데서 그 인기 요인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세대가 만화나 게임 등 애니메이션 영상에 익숙해서 글 읽을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는데요.
어쨌든 독자들의 새로운 상상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내 신인들의 소설도 많이 나와야 할 것 같고요, 또 역으로 우리 문학이 일본에 진출한 경우는 일본에 비하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우리의 문학을 일본에 소개하기 위한 방안들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오늘도 유익한 책 정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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