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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신승철 감독의 '무직의 무지개' [날아라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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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감독의 '무직의 무지개'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09.10.28

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2009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관객을 만나려는 영화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하는데요?

A1> 흔히 '창고 영화'라고 하는데요.

만들어지긴 진작 만들어졌지만, 오랜 시간 개봉 시기를 조율해온 영화들과 저예산으로 제작된 작은 영화들이 앞 다퉈 개봉할 예정입니다.

이맘때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인데요.

상대적인 배급 여력이 생기면서, 작은 영화들이 숨 쉴 틈이 생긴 거죠, 적은 예산으로 제작됐지만 탄탄한 각본, 세심한 연출, 그리고 호소력 있는 연기가 어우러진 작은 영화들이 오는 11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영화팬들에게도 화제의 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샘입니다.

Q2> 오늘 기다리고 있는 독립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2> 오늘은 오랜만에 단편 영화를 한 편 골라봤습니다.

신승철 감독의 <무직의 무지개>라는 영화인데요.

내용을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청년 실업을 다룬 코미디 영화입니다. 청년 실업처럼 슬프고 답답한 얘기를 어떻게 코미디로 만들 수 있느냐- 생각되실 텐데요.

물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코미디는 아닙니다.

이 영화는 코미디 형식 속에- 안정적인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시대에 던져진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현실과 좌절, 그리고 절망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럼 ‘무직의 무지개’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모든 예술이 시대를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영화만큼 현실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장르도 없는 것 같습니다.

Q3> 영화 속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있을 법 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씁쓸하네요.

A3> 영화 속 영훈과 상원은 대학 선후배 사이죠.

직접적으로 표현되진 않지만 늦은 시간에 집까지 찾아오는 걸 보면 꽤나 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러나 둘이 같은 회사에 면접을 보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깨어집니다.

자신을 위해 면접을 보지 말아달라고 매달리는 선배 영훈과 선배의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하는 상훈은 딱히 누가 악인이라 할 수 없는 사람들이죠.

그러나 내가 살기위해서는 선후배도 없는 현실 속에서 끝내 이들의 관계는 결국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요.

사실상 '성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인간관계마저 파탄 내는 현실에 대해 잘 짚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Q4> 네, 그럼 영화를 만든 신승철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실이라고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가 취업 준비 중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들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지 알게 해주네요.

Q5> 그런데 영화의 제목이 참 특이한데요? 읽기는 좀 어렵지만요.

A5> 네, 발음적인 재미도 있지만 희망과 환상, 동심을 표현하는 '무지개'와 절망적인 상태인 '무직'은 대조적인 이미지를 통해, 갑갑한 현실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제목입니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 상당히 관심을 모았던 정재웅 감독의 <얼음 무지개>라는 단편 영화 역시 <무직의 무지개>와 동일한 테마를 다루고 있는데요.

'무지개'라는 이미지는 두 영화 모두에서 동일한 효과를 줍니다.

꿈을 꾸지만 그 꿈을 이루는 길은 무지개처럼 너무 멀리 있어서, 좀처럼 가닿을 수 없는 세상, 꿈으로 끝날 무지개를 향한 꿈- 그것이 현실을 더 아리게 하는 것이죠.

제목의 의미를 감독님께 직접 말씀해주셨는데요.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Q6>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A6> 파괴되어가는 이들의 관계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차갑게 드러납니다.

후배 상원이 면접 장소에 가지 못하게 그를 납치해, 지하철에 버린 영훈은 상훈을 납치할 때의 복면 복장 그대로 상원에게 사과를 하죠.

형수와 아이의 안부를 물으면서 선배를 용서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던 상훈은, 영훈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척 하다가 차갑게 꺼버립니다.

그러한 상훈의 행동은 참 강렬해서,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이 드는 영화의 톤에 강렬한 마침표를 찍는 인상을 줍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붉은 톤이 도는 밤의 골목길도 마찬가지인데요.

시작부와 유사하지만, 같지 않죠.

복면 쓴 선배와, 선배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듯하면서 차갑게 거절하는 후배의, 더 이상 메워질 수 없게 벌어진 틈- 그 차갑고 비루한 현실을 우아한 클래식 선율과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코미디 속에 냉정한 현실을 담은 영화 ‘무직의 무지개’를 만나봤습니다.

Q7> 끝으로 이번 주 영화 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

A7> 가족을 이야기하는 영화제,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제를 지향하는 '서울국제 가족영상축제'가 제3회를 맞아 오늘부터 11월 3일까지 열립니다.

세대의 구분 없이, 가족들이 손잡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가족영화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가을을 맞아서 온 가족이 꼭 한번쯤은 다 함께 즐기면서, 다시금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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