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이 흐르는 세상>시간입니다.
어느덧 12월도 중순입니다.
많은 직장인 분들 연말 결산으로 바쁘실 텐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우리 음악계를 연말결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 화면 함께 보시죠.
네, 오늘은 올 한해 음악계를 정리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함께 해주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나와 주셨습니다.
Q1> 늘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올 해 우리 음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A1> 팝과 가요계를 4개의 키워드로 정리 마이클 잭슨 사망 / 걸 그룹 열풍 / 뜨거웠던 표절의혹 / 대형연예기획사의 사건사고
오늘 이 시간에 하나씩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Q2> 먼저 첫 번째 키워드부터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A2>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죽음은 전 세계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1958년생인 마이클 잭슨은 지난 6월 25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LA 자택에서 급성심정지로 인한 심장마비 증세를 보인 직후 사망했다. 마이클 잭슨은 7월 영국 런던에서 컴백 공연을 앞두고 있었기에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욱 컸다. 이에 마이클 잭슨 측은 영국 공연의 리허설 장면을 담은 영화 '디스 이즈 잇'을 11월 말 전 세계 동시 개봉해 2천7백억 원이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하반기 음악계를 시작하며 들린 안타까운 소식이었는데요.
Q3> 이제 다음 키워드를 알아볼까요? 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A3> ‘아이돌 그룹의 전쟁터’라 일컬어 질만큼 실력파 그룹들이 대거 활약한 2009년 가요계는 그 중에서도 걸그룹들의 활약이 유난히 돋보였던 한 해였다. 걸그룹을 위한 예능프로그램이 기획됐을 정도이고, 광고시장 역시 걸그룹이 점령했다. 때문에 올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관심이 가는 분야도 여성 그룹이나 여성 신인상 부분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시작은 소녀시대였다. 올 1월5일 '지(Gee)'를 들고 나왔던 소녀시대는 춤 꽤나 췄다 싶었던 사람들에게 한 번쯤 '지지지지~'에 맞춰 몸을 들썩이게 했으며, 2006년 데뷔 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던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지난해 3월 처음으로 가요계 정상에 오른 뒤 올해 '아브라카다브라'를 히트시키며 입지를 탄탄히 했다. 이들이 선보인 '시건방춤'은 대한민국을 시건방진 자태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다. '제2의 핑클'을 표방했던 카라도 핑클을 뛰어넘는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해외로 눈을 돌린 원더걸스는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의 메인차트인 싱글 핫 100에 <노바디>를 76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올 해 가요계는 그야말로 '여인천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Q4> 걸 그룹들의 뜨거운 인기 비결 무엇이었을까요?
A4> 걸그룹 열풍의 원동력 중 하나는 춤이다. 노래가 기억되기 전 춤부터 기억되어야 한다는 가요계 법칙이 만들어질 정도다. 소녀시대의 ‘게다리춤’, 브아걸의 ‘시건방춤’, 카라의 ‘엉덩이춤’ 등이 대표적인 사례. 올해 뭇남성과 여성이 걸그룹 보는 재미, 춤 따라하는 재미에 푹 빠진 건 부정할 수 없다. 2009 가요계에는 유독 유행춤이 많았다. 손이나 엉덩이, 다리 등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한 안무가 대세였다. 특징은 감각적이고 따라추기 쉽다는 것. 특히 후렴구 부분에 맞춰 등장하는 포인트 안무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에 인기를 끌었다. 춤이 떠야 노래가 뜬다는 속설이 등장할 정도로 댄스의 위력이 거세졌다. 포인트 안무가 트렌드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원더걸스 '텔미(Tell me)'의 영향이 컸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복고댄스인 '텔미춤' 열풍이 불면서 음악까지 전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 그 후 특징있는 안무 제작이 줄을 이었고, 올해는 걸그룹과 후크송이 봇물을 이루면서 포인트 안무가 유독 인기를 끌었다. 후크송 열풍은 올해도 계속됐다. 이런 장르에 맞춰 가사도 반복되는 것들이 많았다. 2009년 상반기 '지지지지'를 반복하면 등장한 소녀시대를 비롯해 '롤리 롤리 롤리팝'을 외친 빅뱅과 투애니원, 하반기에는 '랄랄랄랄라라'를 흥얼거린 카라와 '닷닷닷닷닷'을 반복한 브라운아이드걸스까지 특정가사를 주입하는 형식을 취했다.
Q5> 그런데 이 거센 '여풍'에 움츠러들어 있던 남자 아이돌 그룹들도 하반기에는 반격에 나선 모습들이 보여요.
A5> 걸 그룹 열풍 속 기존 남자 아이돌 그룹의 저력과시 걸그룹 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전반의 활약이 강했던 것과 함께 무엇보다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활동을 보여 "아이돌 시장 자체가 10대에 국한된 것을 넘어서 국민적 관심사로 약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A5> 슈퍼주니어, 빅뱅 '지드래곤': 올 들어 단일 음반으로 10만장 판매를 넘기고 있는 가수는 단 2팀(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2일 현재 음반 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지난 1일까지 단일 음반으로 10만장 판매를 돌파한 가수는 5인조 남자 아이돌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과 13인조 남자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단 2팀이다.
- 2PM, 샤이니, SS501 등 기존 아이돌 그룹의 대거 컴백. '비'가 만든 엠블랙 등 신인 그룹 가세
Q6> 우리 가요계에는 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다음 키워드를 화면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A6> '하트브레이커'는 미국 힙합 가수 플로 라이다의 '라이트 라운드', '버터플라이'는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의 '쉬즈 일렉트릭(She's Electric)'과 흡사하다는 의견. 여성그룹 쥬얼리의 신곡 '스트롱 걸'은 미국 팝 스타 레이디 가가의 히트곡 '포커페이스(Poker Face)', FT아일랜드의 '빙빙빙'도 영국 밴드 맥플라이의 '파이브 컬러스 인 허 헤어 맥플라이(Five Colours In Her Hair Mcfly)'와 흡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대 나온 여자’가 부른 ‘2009 대학가요제’ 대상곡 ‘군계무학’은 힙합듀오 리쌍의 ‘광대’와 MBC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삽입곡 누벨 바그의 ‘This is not a love song’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 시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대중가요가 산업으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줄기차게 이어져왔다. 1990년대에는 절정에 달해 꽤 많은 당대 유명 작곡가와 가수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곤 했다. 그 무렵 대중가요 산업의 매출 규모가 4000억 원을 넘어서며 당당히 세계 10위권 대열에 들어서는 ‘빛’과 동시에, 히트곡의 표절 시비라는 ‘그림자’가 뒤따르곤 했던 것이다.
가요계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했네요.
Q7> 그럼 이제, 음악계를 정리하는 마지막 키워드를 알아보겠습니다.
A7>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SM, JYP 등 대형기획사에게 2009년은 악몽(惡夢)이었다. SM은 소속 그룹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시아준수 믹키유천 등과 전속계약 관련 분쟁으로 체면을 구겼다. 3인의 멤버는 법원이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정하면서 독자행보를 시작했다. 여기에 슈퍼주니어 강인은 음주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 JYP는 '재범 탈퇴' 소동으로 곤욕을 치렀다. 대형기획사일수록 소속 가수를 띄우는 전략뿐만 아니라 악재에 대처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한 해였다.
Q8> '동방신기'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톱스타이기 때문에 앞으로 활동 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십니까?
A8> 법원이 일단 동방신기 멤버 3명의 손을 들어줬다.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 계약 해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SM은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신청인들의 의사에 반해 연예 활동에 관해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하지 말고,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고 판결했다. 아시아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한류 첨병의 그룹과 국내 정상의 대형 기획사간의 분쟁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가요계를 넘어 국제적 화두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불공정 계약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평가하지만 한편으로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산업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오늘 이렇게 올 한해 음악계를 정의하는 키워드를 살펴봤는데요.
Q9> 내년 우리 음악계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A9> 후크송의 꾸준한 인기: 중독성 강한 후렴구를 통해 듣는 순간 친숙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 바로 후크송이다. 올해도 후크송의 열풍은 계속됐다. 한 측에서는 ‘특정 장르의 편중’ ‘음악의 완성도에 대한 의문’ 등을 들어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후크송의 코드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로 가요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후크송은 현재 전 세계적인 트렌드.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과연 후크송의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추후에는 어떤 트렌드가 가요계를 형성할 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 함께 말씀 나눠주신 임진모 대중문화평론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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